인도 대법원이 아시아 최고 부호 아들이 설립한 동물보호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지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해당 시설은 야생동물 구조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그동안 불법 야생동물 밀수와 동물 학대 등 의혹이 제기돼 왔다. 또 부를 과시하기 위한 사설 동물원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끊이질 않았다.
문제가 된 시설은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자리한 반타라란 곳.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370만 평에 달하는 부지에 사자 200마리, 표범 250마리, 악어 900마리 등 총 15만 마리가 넘는 야생동물을 수용하고 있다. 해당 시설 측은 코끼리 전용 병원과 재활시설도 갖췄다고 홍보한다.
인도 동물보호 단체 등은 이곳이 보호기관임을 자처하지만, 실제로 구조한 동물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반타라 측은 모든 동물을 합법적으로 확보했으며 구조와 치료가 목적이라고 해명하지만, 멸종 위기 종인 고릴라와 오랑우탄, 남미 특산 동물들까지 포함돼 있어 불법 거래 의혹을 키웠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에서 수만 마리의 야생동물이 이곳으로 들어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해당 시설은 구자라트주에서 암바니 소유 정유공장 옆에 세워져 있는데, 더운 기후인 곳인 데다가 화학 관련 시설 옆에 동물을 키우는 것을 두고서도 동물학대란 지적이 이어졌다.
암바니는 석유화학 사업으로 1000억 달러(약 139 조원) 재산을 축적한 인도 최고 갑부다. 아들 아난트는 지난해 리한나, 저스틴 비버 등을 초청한 초호화 결혼식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때 반타라도 행사장 중 하나로 활용됐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올해 3월 이 시설을 방문해 반타라가 동물 보호 기능을 충실히 다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도 대법원은 그동안 불거진 의혹에 대해 은퇴한 판사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명령했으며, 오는 9월 12일까지 보고서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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