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 내 성당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범인은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범행 시 사용한 총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증오 문구가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 시간)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총격범은 이날 오전 미니애폴리스 가톨릭 학교 내 성당에 접근해 창문 안쪽으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신도석에 앉아있던 8세, 10세 어린이 두 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또 6~14세 어린이 14명과 성인 3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격범은 소총과 권총 등으로 무장한 상태였으며, 범행 직후 성당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총격에 사용한 소총, 산탄총, 권총은 모두 최근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AP/뉴시스 미 연방수사국(FBI)은 범인을 23세 ‘로빈 웨스트먼’으로 특정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2020년 ‘로버트 웨스트먼’에서 현재 이름으로 개명했으며, CNN이 확보한 졸업앨범 사진을 통해 그가 2017년 해당 학교를 졸업한 사실이 확인됐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이 몹시 병든 살인자는 소총 탄창에 ‘아이들을 위해’, ‘너의 신은 어디에 있나’,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 등의 문구를 휘갈겨 썼다”고 적었다. 놈 장관은 또 “총격범은 23세의 남성으로, 자신이 트랜스젠더라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청장은 CNN인터뷰에서 총기와 탄창에 적힌 문구가 웨스트먼이 유튜브에 올린 ‘선언문’(manifesto)에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이며, 수사당국은 범행 동기를 규명하기 위해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AP/뉴시스 CNN에 따르면 영상에는 예수 이미지가 그려진 사격 표적과 함께 총기, 탄창, 탄약이 침대 위에 놓인 모습이 담겼다. 총기들에는 ‘사이코 킬러’ ‘이거나 먹어라’ 등의 낙서와 인종·종교에 대한 비방이 적혀 있었다. 또 “600만 명으로는 부족했다”는 반유대주의적 문구와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라는 메시지도 포함돼 있었다. 또 다른 탄창에는 2012년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26명을 살해한 애덤 랜자의 이름을 비롯해 악명 높은 학교 총격범 6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오하라 청장은 웨스트먼에게 전과 기록이 없으며,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번 사건을 가톨릭 신자들을 향한 국내 테러 행위이자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충분히 보고받았다”며 “백악관은 이 끔찍한 상황을 계속 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도의 뜻으로 오는 31일까지 모든 연방정부 기관에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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