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웨스트항공사가 비만 승객들에게 추가요금을 요구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여객기. X(구 트위터) 캡처
미국의 저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비만 승객에게 추가 좌석 구매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비만인 단체는 이같은 정책이 집단 반발했다.
■ 내년부터 ‘팔걸이 안쪽 못 들어가면 추가 좌석 구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오는 2026년 1월 27일부터 좌석 공간을 침범하는 승객에게 사전에 추가 좌석 구매를 요구할 예정이다.
그동안 이 항공사는 체구가 큰 승객에게 추가 좌석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미리 구매 후 환불해주는 방식으로 배려해왔다. 이 때문에 비만 승객들 사이에서는 가장 선호하는 항공사로 꼽혔다.
하지만 새 정책에 따라 앞으로는 팔걸이 안쪽에 몸이 들어가지 않는 승객은 반드시 추가 좌석을 구매해야 한다. 사전 구매를 못했더라도 공항에서 별도로 구매해야 탑승이 가능하다.
■ 만석 아닐 경우 환불 가능하지만 절차 까다로워
추가 좌석을 구매한 승객이라도 항공편이 만석이 아니라면 요금을 환불받을 수 있다. 다만 탑승 후 90일 이내에 직접 환불을 요청해야 한다.
만약 승객이 추가 좌석 구매를 거부하거나 기준에 맞지 않으면, 항공사는 다른 항공편을 안내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사우스웨스트 측은 “좌석 공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비만인 단체 “유일한 희망이 꺼졌다” 반발
미국 비만인 권익 단체 NAAFA(National Association to Advance Fat Acceptance)는 즉각 반발했다. 단체는 성명을 통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비만인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이제 그 희망의 등불이 꺼졌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변화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최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실적 악화로 인해 △자유석 제도 폐지 △위탁 수하물 유료화 △심야 운항 도입 △국내선 노선 조정 및 국제선 확대 등 다양한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