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깃발 들자 해고”… MS·구글, 가자 전쟁에 ‘내부 갈등’ 확산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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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임원실 점거 직원 2명 해고
구글도 ‘제노사이드’ 표현 삭제 등 내부 통제 강화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갈등이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 그동안 직원들의 정치적 발언을 일정 부분 허용해왔던 이들 기업은 최근 가자 사태와 관련한 시위와 발언에 강경 대응하는 모습이다.

2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본사 외부에 팔레스타인 깃발을 걸고 고위 임원 사무실을 점거한 직원 2명을 해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확인한 내부 문서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가자지구 분쟁과 관련한 내부 게시판 댓글을 반복적으로 삭제해왔다. 한 직원이 “가자 주민들이 겪는 식량 부족과 공격의 피해”를 언급하자, 관리자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준수”를 요청하며 해당 댓글을 차단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자사 기술이 가자 지역 공격에 사용됐다는 주장을 검토 중”이라며 “과거에도 유사한 주장을 조사했으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위를 주도한 전직 직원 압도 무함마드는 “회사가 이스라엘과의 협력 문제를 직원들이 제기할 때마다 이를 무시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정책 위반 콘텐츠에는 조치를 취한다”며 “민감한 논의를 위한 별도 포럼을 운영 중”이라고 반박했다.

구글 역시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 4월 이스라엘 정부와 체결한 12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에 반대하며 점거 농성을 벌인 직원 28명을 해고했고, 며칠 뒤 추가로 20명을 내보냈다. 앞서 2018년에는 직원들의 반발로 미 국방부와 진행하던 AI(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철회했고, 이후 정치적 논란을 줄이기 위해 내부 게시판 운영을 강화했다.

구글 내부에서는 ‘제노사이드(집단학살)’라는 표현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내부 채팅이나 이메일에서 해당 단어가 사용되면 글이 차단·삭제되며, 회사는 “직장은 정치적 논쟁을 벌이는 곳이 아니며 업무 방해가 되는 글은 삭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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