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반(反)서방 성격의 다자기구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31일 중국 베이징 인근 톈진에서 개막했다. 9월 1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이번 회의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주요국 정상이 속속 중국에 도착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 주요국과 일본 등을 겨냥한 발언을 거듭 내놨다.
푸틴 대통령은 31일 오전 여러 장관과 대기업 수장들이 포함된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톈진에 도착했다. 그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5월 16일 국빈 방문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그는 방문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서방이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이라는 ‘허구’를 만들어 낸 탓에 일본의 군국주의가 부활하고 유럽 주요국 또한 재군사화 노선에 돌입했다”며 서방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옛 소련과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에 큰 기여를 했는데도 서방이 이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시 주석 또한 같은 달 30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역사는 우리에게 다자주의와 협력이야말로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답안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31일 밤 SCO 정상회의 리셉션이 열리는 톈진의 메이장(梅江) 국제컨벤션&전시센터에 만났다. 두 정상은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사진도 촬영했다. 양국의 각종 협력을 강화할 대표단 회동 또한 이 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SCO 폐막 후 베이징으로 이동해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해 3일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에 따르면 이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각각 시 주석의 왼쪽, 오른쪽에 앉기로 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2019년 1월 이후 약 6년 9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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