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아줘” 미국을 울린 ‘맨발로 달리는 엄마’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3일 2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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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캡처

총격 사건이 벌어진 자녀의 학교를 향해 맨발로 뛰어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 미국인들을 울리고 있다.

3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미국 미네소타주(州)의 한 가톨릭 학교 성당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지역 매체가 촬영한 사진이다. 이 사건으로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당시 지역지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은 사건 발생 소식을 듣고 학교로 달려가는 한 엄마의 뒷모습을 찍어 보도했다. 청바지를 입은 여성이 양 손에 샌들을 들고 맨발로 달려가는 모습이었다. 그녀의 발바닥은 흙먼지도 더럽혀져 있었지만 아랑곳 않고 전력질주하는 모습이었다. 그 뒷모습만 봐도 ‘뭔가 큰 일이 벌어졌구나’ 하는 걸 알아차리게 하는 사진이었다. 초점이 나간 먼 배경에는 차와 사람들이 엉켜 사건이 벌어졌음을 암시하는 구도였다.

미국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을 촬영한 기자는 이 여성의 이름을 모른다고 밝혔다. 해당 여성의 자녀가 무사한지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이 사진이 퍼졌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맨발로 학교를 향해 달려온 엄마가 손에는 신발을 들고 가슴에는 두려움을 품고 있다. 전 세계 수백 만 명의 엄마들이 당신과 함께 달리고 있었다. 그게 엄마들의 일”이고 썼다. 애리조나주에 사는 한 틱톡커는 “자식을 잃었거나 잃을까봐 두려움에 떨었던 모든 엄마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올렸다. 틱톡에는 이 사진을 보며 눈물 흘리는 여성들의 영상도 잇달아 올라왔다.

현지 언론들도 “특히 엄마들은 이 사진에 공감하며 마음 아파하고 분노한다”고 전했다.

비영리단체 ‘샌디 훅 프라미스’ 공동 창립자 니콜 호클리는 “그 사진을 봤을 때 가슴이 미어졌다”고 SNS에 밝혔다. 이어 “그 엄마의 달리기는 모든 부모는 자식을 보호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담아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클리의 자녀는 과거 샌디 훅 초교에서 총기 난사로 숨졌고, 이후 학교 이름을 딴 비영리단체를 세워 비슷한 사고를 막는 데 힘 쓰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99년 콜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이후 434건의 총기 난사가 미국에서 벌어졌다. 직간접 피해 학생은 40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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