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특수부대, 트럼프 1기때 ‘김정은 도청’ 작전 위한 北침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5일 22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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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9년 초 ‘김정은 도청 작전’을 벌이기 위해 미 해군 특수부대를 북한에 침투시켰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그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극비 작전이었지만, 북한 민간인 선박이 나타나 작전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 시간) NYT에 따르면 2018년 가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통신을 감청할 수 있는 장비를 북한에 설치하는 작전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미 해군 특수부대 씰팀6(SEAL Team 6) 부대가 핵추진 잠수함을 타고 2019년 초 북한 해안에 침투했다. 씰팀6는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최정예 특수부대. 이들은 실전에 투입되기 전 미국 해역에서 수개월간 훈련을 받았다. 8명의 부대원이 소형 잠수정 2척에 옮겨 타 북한 해안에 접근한 순간, 북한 어선이 나타났다. 당시 발각을 우려한 부대원들이 북한인 두 세명을 사살한 뒤 잠수함으로 복귀했다. 숨진 이들은 북한의 조개잡이 어민들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청 작전을 승인한 때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한과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던 시기다. NYT는 미국이 대북 비핵화 협상에 대비해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도청 작전을 벌였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사전이나 사후에도 이 작전을 의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2021년에야 조사와 의회 보고가 진행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에 대한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씰팀6의 북한 민간인 총격에 대해 교전수칙상 정당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씰팀6의 작전이 실패한 직후인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은 ‘노딜’로 끝났고, 북한은 이후 핵개발을 가속화했다. NYT는 “북한 영토에서 수행된 당시 군사작전은 자칫 광범위한 충돌을 유발할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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