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본부-공관 합동 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미국 조지아주 한국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이민 단속으로 한국인이 300명 넘게 체포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과 관련 대책 논의를 위해 열렸다. 2025.9.6/뉴스1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단속으로 한국인 300여명이 구금된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르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번 주 미국을 찾아 현지에서 상황을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 장관은 전날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본부-공관 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필요시 직접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행정부와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조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 우리 국민에 대한 조속한 조치 및 석방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 국민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게 하라”고 강조한 만큼 미국 측이 이 부분에서 각별한 신경을 써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사태가 우리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고 한미 간 협력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장관의 방미는 이번 구금 사태의 긴급성과 우리 정부의 해결 의지를 대내외에 분명히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시에 사법 절차의 투명성·공정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을 유도하고, 향후 재발 방지와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미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조 장관은 카운터파트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국토안보부 관계자 등도 만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ICE(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가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기습 단속·구금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ICE 홈페이지) 2025.9.6
현재 조 장관의 구체 방미 일정은 한미 외교 당국 간 조율 중인 것을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아직 (누구를 만날지 등) 확정된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조 장관이 조지아주 포크스턴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구치소 현장을 직접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경화 주미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 장관이 현장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외교부는 조기중 주미대사관 총영사를 중심으로 서배너에 현장대책반을 설치해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소속 영사는 6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구치소에 구금된 한국인 수감자들을 면담하기도 했다.
이번 구금사태는 미국이 동맹국 한국에 사전 소통 없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불법이민 단속’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이 조지아주 내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해 단속을 벌여 475명이 구금됐고, 이 중 한국인은 300여명에 이른다.
외교부는 현장대책반 외에 재외국민 보호 대책본부를 설치했으며, 워싱턴과 애틀란타와 수시로 소통하며 총력 대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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