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대차·LG 공장 수색영장 보니
수색영장 대상자는 히스패닉계 4명
‘대상 범죄’에 외국인 불법 채용-은닉·은신처 제공 담겨
美 이민당국이 공개한 현대차-LG엔솔 이민단속 영상 (출처=ICE 홈페이지)
美 이민당국이 공개한 현대차-LG엔솔 이민단속 사진 (출처=ICE 홈페이지)
미국 정부가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인 가운데, 이번 단속의 대상이 히스패닉계 근로자 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체류 가능성이 확실시된 4명에 대해 영장을 받아 일단 시설을 급습한 뒤 체포 규모를 대거 확대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이번 단속이 단순 불법체류자 적발을 넘어 협력업체와 하청업체를 포함한 고용 관행 전반을 겨냥한 광범위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드러났다.
출처=ICE 홈페이지
현지 매체 WJCL이 6일 공개한 법원 수색 영장에 따르면, 해당 영장은 미국 조지아주 남부 연방지방법원이 발부한 것으로, 관련 자료를 압수하려는 ‘대상 범죄’에 외국인 불법 채용, ‘외국인 은닉·은신처 제공·보호와 이를 공모한 혐의를 적시했다.
미국 조지아주 남부 연방지방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 일부
수사관들은 관련 계약업체와 하청업체의 근무 기록, 급여 자료, 직원 신원과 이민 서류, 국토안보부와의 교신, 회사 컴퓨터 접속 기록과 데이터 삭제 여부 확인 등 광범위한 자료를 압수할 권한을 부여받았다. 당국이 공장 노동력 공급망 전체에 걸친 불법 고용 및 신원 확인 절차를 정밀 조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단일 사업장에서 진행된 최대 규모 이민 단속으로 꼽힌다. CNN에 따르면 단속은 군사 작전을 방불케 했다. 경찰이 공장 진입로를 차단한 뒤 약 500명의 단속 요원이 현장을 급습했다.
구금소 전경. 서배나·폴크스톤=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 과정에 알코올·담배·총기·폭발물단속국(ATF), 이민세관단속국(ICE), 연방수사국(FBI), 마약단속국(DEA), 국세청(IRS) 등 다수의 연방 기관이 동원됐다. 요원들은 현장 근로자들을 개별 심문해 합법 체류 여부를 확인한 뒤 일부를 귀가 조치하고 나머지는 포크스턴 구금 시설로 이송했다.
영장에 특정된 신체 수색과 체포 대상자 히스패닉계 노동자 4명
이번 단속으로 한국인 등 근로자 475명이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됐다. 이 중 약 300명이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비즈니스 회의, 계약 목적으로 받는 ‘B1’ 비자와 단기 체류 목적 무비자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를 통해 미국에 체류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가지 모두 급여를 받는 ‘육체노동’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연방정부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에서 아직 기소된 인물은 없다면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영장에 특정된 신체 수색과 체포 대상자는 4명뿐으로 모두 히스패닉계였다. 사유는 명시되지 않았다.
출처=ICE 홈페이지
영장에 적시된 압수수색 대상 범위
압수수색 대상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내 리튬 배터리 제조 공장 건설 현장 전체로, 본 건물과 부속건물·부지를 포함한 35에이커(약 14만㎡)에 달했다. 영장에는 수색 대상 부지의 사진도 첨부됐다. 이번 영장은 지난달 31일 발부돼, 단속 직후인 4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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