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던 아기 너구리, 심폐소생술에 살아나 ‘기적’

  • 뉴시스(신문)

코멘트
ⓒ뉴시스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아기 너구리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해 기적처럼 목숨을 살린 간호사의 사연이 전 세계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주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미스티 콤스는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아기 너구리를 발견했다.

쓰레기통 안에 갇힌 어미 너구리와 아기 너구리 두 마리가 있었고, 그중 한 마리는 술에 절은 복숭아를 먹고 쓰러져 죽은 듯 보였다.

콤스는 “일하면서 별의별 일을 다 겪어봤지만 이런 건 처음”이라며 “바로 옆에 증류소(증류주를 만드는 곳)가 있는데, 그곳에서 버린 발효된 복숭아가 쓰레기통에 있었다. 아마 아기 너구리들이 그 안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어미가 새끼들을 되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며 본능적으로 아기 너구리들을 꺼내야 한다고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콤스가 삽으로 첫 번째 아기 너구리를 구해내자, 그 너구리는 곧장 어미에게 달려갔다.

그러나 두 번째 너구리는 술에 절은 복숭아와 물이 뒤섞인 쓰레기통 바닥에 얼굴을 묻은 채 반응이 없었다.

콤스는 꼬리를 붙잡고 꺼냈으나, 주변 사람들은 “숨을 안 쉰다. 이미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너구리 몸에 물이 가득 찬 게 느껴져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콤스가 너구리의 가슴을 압박하고 옆으로 돌려 등을 두드리는 모습이 담겼다.

술에 취했던 너구리는 호흡을 되찾았고, 치료를 받아 상태를 회복했다.

콤스는 “21년 경력 동안 동물에게 심폐소생술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며 “그저 그 순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콤스와 동료들은 너구리에게 ‘오티스 캠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미국 드라마 ‘앤디 그리피스 쇼’에 등장하는 마을 주정뱅이 캐릭터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후 콤스가 직접 ‘오티스 캠벨’ 너구리를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