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 외교관이 주재국 행사에서 대만 외교관의 퇴장을 요구했다가 거절 당하자 분개하며 자리를 떴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일본 아사히신문과 대만 외교부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26일 덴마크 주재 일본 대사관은 대사 관저에서 일왕 생일 축하 리셉션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왕쉐펑(王雪峰) 덴마크 주재 중국대사와 정롱준(鄭栄俊) 대만 대표(대사 역할)가 참석했다. 대만 외교관을 보고 심기가 불편했던 왕 대사는 정 대표를 행사장에서 내보낼 것을 일본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 대사관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아사히 등에 따르면 왕 대사는 자신의 요구가 거부당하자 화를 내며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행사장을 뜨기 전 정 대표를 손가락질하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대만중앙통신에 따르면, 왕 대사는 당시 행사장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정 대표의 사진도 찍어갔다고 한다. 행사장에서는 당시 사진 촬영이 금지됐지만 막무가내로 찍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광웨이(蕭光偉)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왕 대사의 행동은 대만과 다른 국가의 정상적인 교류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로 국제 활동의 기본적 예의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전랑외교의 횡포”라고 비난했다. 전랑외교는, 중국의 공격적인 외교 스타일을 늑대에 빗대 ‘늑대 전사 같은 외교’라고 부르는 것을 말한다.
정 대표는 “일본 측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사건을 지금까지 함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해외에서는 중국과 대만의 외교관들이 서로 충돌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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