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전지현 드라마 대사 논란, 中서 한한령 지지 촉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3일 15시 09분


코멘트
배우 전지현(왼쪽), 강동원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9.02.[서울=뉴시스]
배우 전지현(왼쪽), 강동원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9.02.[서울=뉴시스]
배우 전지현이 최근 방영된 드라마 ‘북극성’에서 중국을 언급한 대사로 중국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은 가운데, 영국 BBC가 이번 논란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디즈니+ 드라마 시리즈 ‘북극성’에서 유엔대사 역할을 맡은 전지현은 “중국은 왜 전쟁을 선호할까? 핵폭탄이 접경지대에 떨어질 수도 있는데”라는 대사를 소화했다.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은 중국 내에서 널리 퍼지며 중국 누리꾼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 대사가 현실을 왜곡하고 중국을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은 전쟁을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는 평화를 추구한다”, “전지현의 대사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이번 일로 중국에서 그의 경력이 망가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전지현은 배우일 뿐 대사를 직접 쓴 사람이 아니다”라며 옹호했지만, 거센 비난 여론에 묻혔다. “전지현은 신인이 아니다. 스스로 대본을 읽고 선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드라마 내용 전반에 대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에서 다롄으로 소개된 장소가 실제로는 홍콩에서 촬영됐고, 일부러 볼품없는 모습으로 비춰지게 해 중국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한국 콘텐츠 확산을 막고 있는 한한령(限韓令)을 해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콩 ‘싱다오(星島)일보’는 이번 논란으로 중국 누리꾼들의 항의 댓글이 계속되자, 미국 화장품 브랜드 ‘라 메르’와 스위스 시계 브랜드 ‘피아제’ 등이 전지현이 등장하는 광고를 중국 내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에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지현 소속사 피치컴퍼니 측은 “해당 광고 촬영은 ‘북극성’ 공개 이전에 연기된 것으로, 작품과 광고 촬영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BBC는 ‘중국 인터넷을 분노하게 만든 K-드라마 대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 성향을 지적하며, 이번 사태가 글로벌 브랜드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BC는 “중국은 자국 내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금지를 인정한 적이 없지만, 이는 한국이 2016년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사드)을 배치한 것에 대한 항의로 여겨져 왔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자국 군사 작전에 대한 위협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한국 공연자들이 중국에서 콘서트를 열며 최근 몇 달간 상황이 완화되는 듯 보였는데, ‘북극성’ 논란은 중국 내 한국 대중문화 금지에 대한 새로운 지지 물결을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BBC는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자체 대중문화를 거대하게 키워내며 국내 콘텐츠로 13억 인구를 즐겁게 만들었다. 이번 논란은 많은 중국 내 시청자들에게 K-콘텐츠에서 멀어질 또 다른 이유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선 디즈니+나 넷플릭스가 공식 서비스되지 않지만,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거나 불법 공유 사이트를 통해 이를 접할 수 있다. 중국의 일부 민족주의 성향 누리꾼들은 자국 관련 내용을 꼬투리 잡아 한국 프로그램이나 출연진을 비난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전지현#북극성#중국#BBC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