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라가사’ 대만 강타…호수 범람해 14명 숨지고 124명 실종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4일 1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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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태풍 ‘라가사’가 몰고 온 폭우로 대만 동부 화롄현의 제방호수가 범람해 다리가 붕괴됐다. 화롄=AP 뉴시스
초대형 태풍 ‘라가사’의 영향으로 대만에서 14명이 숨지고 124명이 실종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이날 오전 현재 태풍은 대만 남쪽을 지나 홍콩과 중국 광둥성으로 이동 중이다.

대만 동부 화롄현 소방당국에 따르면 23일 오후 마타이안시의 제방 호수가 범람해 14명이 사망하고, 124명이 실종됐다. 호수가 범람하면서 약 6000만 톤의 물이 인근 마을로 쏟아졌고, 마을 전체의 건물 1층이 물에 잠겼다. 이 과정에서 1층 거주하는 고령자들이 대피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는 게 소방 당국의 설명이다. 수색과 구조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가능성이 있다.

대만은 태풍 경로 가장자리에 있었지만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약 700㎜의 폭우가 쏟아졌다.

대만 전역에서 약 8000명이 대피했고, 200여 건의 재산 피해가 접수됐다. 또 약 1만4000가구가 한 때 전력 공급이 끊겼고, 4300가구가 단수 피해를 입었다. 대만 기상청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서는 벗어났지만 24일에도 폭우가 예상된다면서 이날 화롄현과 타이둥현 등에 폭우 특보를 발령했다.

태풍은 중국 남부를 향해 이동 중이다. 중국 기상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태풍은 초속 55m의 초강력 위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홍콩 남쪽 해상을 지나 오후쯤 광둥성 인근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24일(현지 시간) 제18호 태풍 라가사가 홍콩에 상륙하면서 헝파추엔 지역에서 기자들이 강풍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2025.09.24 홍콩=AP 뉴시스
24일(현지 시간) 제18호 태풍 라가사가 홍콩에 상륙하면서 헝파추엔 지역에서 기자들이 강풍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2025.09.24 홍콩=AP 뉴시스
홍콩에서는 태풍 영향으로 23일 오후부터 7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가 휴교했고, 상점들도 문을 닫으면서 도시가 사실상 폐쇄 수준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홍콩 당국은 24일 오전 2시 40분을 기해 최고 수준 단계인 ‘태풍 경보 10호’를 발령했다. 태풍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광둥성 역시 100만 명 넘게 대피했고, 학교와 공장은 물론 지하철과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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