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정적 된 前 총사령관 “러 본토 침공, 실패한 작전”[지금, 이 사람]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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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루즈니 주영대사 “대가 너무 커”
우크라戰 전술 갈등, 작년 쫓겨나
젤렌스키 “휴전 합의땐 대선 추진”

“러시아 본토 침공의 대가는 너무 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꼽히는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52·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사진)가 지난해 8월 초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도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 침공 작전을 작심 비판했다. 국력과 군사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본토 방어에 써야 할 자원을 분산해야 했고, 이로 인해 본토 방어가 더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잘루즈니 대사는 24일 현지 매체 ‘제르칼로티즈냐’ 기고문에서 “이 작전의 대가가 컸던 것이 분명하다. 필요한 성과를 가져오진 못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전쟁의 판세가 제1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키는 교착 상태에 빠졌고 러시아와의 소모적인 충돌 또한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8월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 기습적으로 쳐들어가 한때 서울 면적의 배가 넘는 약 1300km²를 점령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 본토가 외국 군대의 침공을 받은 첫 사례다. 다만 이후 러시아의 반격으로 우크라이나는 점령지의 대부분을 상실했다. 러시아는 올 4월 쿠르스크주 완전 탈환을 선언했고 우크라이나는 “아직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고 맞선다.

잘루즈니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7개월 전인 2021년 7월 총사령관으로 발탁됐다. 전쟁 초기 러시아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각종 전술 및 전략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갈등이 심해지자 지난해 2월 해임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지만 전시 계엄령을 이유로 대선을 치르지 않아 국내외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다만 그는 25일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수개월간 휴전을 합의한다면 선거를 추진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내 목표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지 계속 집권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대선이 치러진다면 잘루즈니 대사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적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23일 현지 여론조사회사 ‘레이팅그룹’의 조사에서 잘루즈니 대사의 신뢰도는 74%로 젤렌스키 대통령(68%)보다 높았다.

#우크라이나#발레리 잘루즈니#군사 작전#전쟁 교착 상태#전시 계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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