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란듯… 시진핑 “온실가스 배출 7∼10% 줄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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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정상회의서 감축 목표 첫 제시
트럼프, 전날 “기후변화 최대 사기극”
시진핑 “일부 국가 역행” 트럼프 직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이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7~10%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9.25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이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7~10%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9.25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35년까지 고점 대비 7∼10% 줄이겠다”고 밝혔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후 변화는 최대 사기극”이라며 비판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기후 변화 대책에 미온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을 차별화하는 동시에 중국이 탄소 감축 노력에 앞장서는 국제사회의 선도 국가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의 비(非)화석 연료가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 국가인 중국이 구체적인 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구체적으로 풍력·태양광 발전의 설치 용량을 2020년의 6배 수준인 3600GW(기가와트)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산림 면적을 240억 ㎡로 확대하고 전기차 등 신(新)에너지 차량을 신차 판매의 주류로 삼겠다고도 했다.

그는 “전 세계 기후 거버넌스가 중대한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녹색·저탄소로의 전환은 시대적 대세”라고 밝혔다. 특히 “일부 국가가 역행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올바른 방향을 확고히 잡아야 한다”며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중국은 이번 유엔 총회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거듭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중국이야말로 다자주의와 공정한 세계 질서를 지키는 국가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같은 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유엔은 지난 80년 동안 평화 수호와 경제사회 발전, 인권 보장 등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해왔다”고 치켜세웠다.

리 총리는 “중국이 앞으로도 유엔의 지위와 권위를 굳게 수호하겠다”고도 했다. 역시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은 세계 각지의 전쟁과 분쟁을 끝내지 못한다. 공허한 말뿐이다”라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 성격으로 풀이된다.

구테흐스 총장 또한 최근 시 주석이 거론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GGI)’의 핵심 이념이 “유엔이 지켜온 신념과 매우 잘 맞는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이달 1일 양일간 베이징 인근 톈진에서 열린 반서방 성격의 다자기구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당시 다자주의, 개발도상국의 발언권 강화 등이 골자인 GGI를 제시했다.

#중국#온실가스 배출#유엔 기후 정상회의#탄소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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