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3500억 달러는 선불” 현금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7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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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출-보증’과 美투자 이견 커져
美언론 “러트닉, 韓에 투자증액 요구”
정상회담 한달… 더 꼬이는 관세협상
의약품-트럭 등도 내달 고관세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틱톡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투자자들이 인수할 수 있게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한국이 미국에 제공하기로 한 3500억 달러(약 49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언급하며 “이건 선불(up front)”이라고 주장했다. 이 펀드의 조성 및 운용과 관련해 정부는 일부만 직접 투자이며 대출·보증 중심이란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현금 투자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의약품 △대형 트럭 △주방 수납장과 욕실 가구 △겉천이 씌워진 소파 등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합의문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됐다”며 무역 협상이 원활히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뒤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도 양국 간 대미 투자 펀드를 둘러싼 입장 차는 여전한 모양새다. 또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 폭탄’까지 이어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합의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우리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매우 잘하는 중”이라며 “그 이유는 관세와 무역협정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곳(유럽연합)으로부터 9500억 달러(약 1342조 원)를 벌었는데 이전엔 전혀 받지 못했던 돈”이라며 “일본에선 5500억 달러(약 777조 원), 한국에선 3500억 달러를 받는다. 이건 선불”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최근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액을 3500억 달러보다 늘려 일본의 대미 투자액인 5500억 달러에 조금 더 근접하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대미 투자와 관련해 “대출이 아닌 현금 형태로 더 많은 자금을 원한다”고 비공식적으로 전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는 증액과 관련해 “어떤 요구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대미 투자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과 미국 측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에 수입된 모든 브랜드 의약품(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을 복제해 특정 상표명으로 판매하는 제품)과 특허 의약품에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에서 공장 건설을 시작했거나, 진행 중인 기업의 의약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대형 트럭에 25%, 주방 수납장 및 욕실 세면대 등에 50%, 겉천이 씌워진 가구에 3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대미 투자 펀드#한미 정상회담#이재명 정부#의약품#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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