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8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이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에 반대하며 공동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중국 전승절 80주년을 계기로 북중의 연대가 강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 외무상은 왕 부장의 초청으로 27~30일 중국을 방문 중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이달 2~4일 중국을 다녀간 지 약 3주 만이다. 2022년 외무상에 임명된 그가 단독으로 중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현재 국제 형세가 혼란하고 강권과 괴롭힘 행위의 위해가 심각하다”며 “중국은 조선(북한)이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지지하고, 시진핑 총서기(중국 국가주석)가 제안한 인류 운명공동체 이념과 글로벌 발전·안보·문명·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지지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선희 외무상 일행이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전날인 27일 전용기로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28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최 외무상도 “중국과 다자 협조를 긴밀히 하고, 함께 일방주의와 강권 정치를 저지하며, 더 공평·공정한 세계 구조 건립을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북중이 구체적인 국가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와 ‘강권 행위’를 중단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연대 강화도 시사했다. 왕 부장은 “중조(중북) 관계를 잘 수호하고 공고히하며 발전시키는 것은 시종일관 중국 당정의 확고부동한 전략적 방침”이라며 “우리의 책무는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가 달성한 중요 공동인식을 잘 관철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교류·협력을 긴밀히 해 지역의 평화·발전을 함께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과 함께 국제·지역 사무에서 협조와 호흡 맞추기를 강화하고, 모든 형식의 패권주의에 반대하며, 양국의 공동 이익과 국제적 공평·정의를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 외무상도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관련 “중국의 역사적 공적과 종합 국력, 국제적 지위를 보여줬다”며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가 연 역사적 회담은 양국이 사회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조중(북중) 관계 심화에 전략적 지도와 강인한 동력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중 관계의 부단한 심화·발전은 조선의 굳건한 입장”이라며 “조선은 중국과 함께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의 공동인식을 잘 이행하면서 전략적인 소통을 강화하고, 우호적 교류를 증진하며, 실무적 협력을 심화해 조중 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다음 달 노동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북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북 문제 등을 포함한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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