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총격 사건에 美사회 공포
미시간주 모르몬교 교회서 참사
전날엔 노스캐롤라이나서 11명 사상… 2건 모두 이라크 참전용사가 범인
트럼프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 강조… 좌파 진영에 대한 공세 강화할듯
미국 북부 미시간주 그랜드블랭크의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모르몬교)에서 28일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하루 전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사우스포트의 해변에서도 총기 난사로 3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두 사건의 용의자인 토머스 샌퍼드(40·사진)와 나이절 에지는 모두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이다. 참전용사의 정신건강 위기 및 총기 사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곳곳에서 총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서부 유타주 오럼에서는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가 연설 중 총격으로 사망했다. 24일에는 남부 텍사스주 댈러스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총격이 가해져 구금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트루스소셜에 모르몬교 총격 사건을 두고 “기독교인을 겨냥한 또 하나의 표적 공격으로 보인다. ‘폭력 유행병(EPIDEMIC OF VIOLENCE)’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썼다. 그는 커크 사망, 댈러스 총기 사건 때는 모두 배후에 ‘급진 좌파’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총기 사건에서도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한번 좌파 진영에 대한 공세를 펼치고,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8일 총격 및 방화 사건이 벌어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블랭크의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모르몬교) 건물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아래쪽 사진(위쪽 사진 점선 안)은 현장에서 발견된 총격범 토머스 샌퍼드의 트럭. 그랜드블랭크=AP 뉴시스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28일 오전 10시 30분경 디트로이트에서 북서쪽으로 약 80km 떨어진 그랜드블랭크의 모르몬교 교회에서 총격 및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교회 안에서는 일요일을 맞아 수백 명의 신자가 예배를 드리고 있었던 터라 인명 피해가 컸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샌퍼드는 두 개의 미국 성조기를 꽂은 픽업트럭을 타고 교회 정문으로 돌진했다. 소총을 든 채 트럭에서 내려 교회 안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뒤 불을 질렀다. 당국은 “휘발유로 추정되는 촉진제를 쓴 것으로 보인다. 폭발물 세 개도 현장에서 발견됐다”고 했다. 불은 약 10시간 후 꺼졌다.
당국은 당초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재 현장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2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견됐고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샌퍼드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샌퍼드는 전직 해병대원으로 2007∼2008년 이라크에 파병돼 차량 정비 업무 등을 담당했다. 2016년 고교 동창과 결혼해 10세 아들을 뒀다. 그의 고교 동창과 이웃은 각각 뉴욕타임스(NYT)에 샌퍼드가 사슴, 칠면조 등의 사냥을 즐겼고 눈이 올 때 이웃집 앞의 눈도 치워줬다고 밝혔다.
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사우스포트에서는 역시 이라크전 참전용사인 전직 해병대원 에지가 술집을 상대로 총기 난사를 벌여 3명이 숨지고 최소 8명이 부상당했다. CNN은 에지가 참전 당시 공로로 ‘퍼플하트’ 훈장도 받았지만 최근 몇 년간 횡설수설했고, 재향군인부를 상대로 소송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참전용사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불안장애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상태다. CBS방송은 최소 60만 명의 재향군인이 PTSD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 종교 단체 테러 및 진영 간 갈등 우려도 고조
최근 미국에서 종교 단체를 겨냥한 총기 테러가 빈번하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달 2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9월 신학기를 맞아 개학 첫날 미사를 드리던 가톨릭교회에서 총기 난사가 발생해 학생 2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20대 여성 트랜스젠더인 용의자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때도 보수층에선 좌파 진영 공격에 나서는 등 총기 사건을 둘러싼 미국 내 이념 및 진영 갈등은 고조되는 모양새다.
올 7월에는 켄터키주 렉싱턴의 침례교회에서 역시 총기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6월에는 미시간주 웨인에서 성경학교에 참석한 어린이들을 상대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기독교 학교에서 재학생이 총기를 난사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국 총기 폭력 기록 보관소에 따르면 이번 모르몬교회를 대상으로 한 총기 사건은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324번째 ‘총기 난사(mass shooting)’다. 용의자를 제외한 사상자가 4명 이상인 총기 사건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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