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 가려진 우물에 추락…中여성, 벽 붙잡고 2박3일 버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30일 09시 37분


코멘트
사진=웨이보
사진=웨이보
중국에서 한 여성이 버려진 우물에 빠졌지만, 벽 틈을 필사적으로 붙잡고 54시간을 버텨 극적으로 구조됐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3일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 시내에서 숲길을 걷던 친(秦) 씨(48)는 버려진 깊은 우물에 추락했다.

친 씨가 실종되자 가족들은 직접 수색에 나섰지만, 친 씨를 발견하지 못하자 14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15일 아침 친 씨의 아들이 민간 구조단체인 진장 루이통 블루스카이 구조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본격적인 구조 작업이 시작됐다.

열화상 드론을 동원한 10명의 구조대가 수색에 나섰고 이날 오후 1시 45분경 희미한 구조 요청 소리를 듣고 수풀에 가려진 우물을 발견했다.

우물 입구의 잡초를 치운 구조대는 물 속에 잠겨 필사적으로 벽 틈을 붙잡고 있는 친 씨를 발견했다. 수영을 할 줄 알았던 친 씨는 벽에 박힌 돌을 붙잡고 떠 있는 것까지는 성공했으나 우물이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구조라 벽을 타고 올라올 힘이 없었다.

정신을 가다듬은 친 씨는 한 손으로는 돌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돌 3개를 파내 임시 발판을 만든 뒤 다시 벽을 양손으로 붙잡고 이 자세를 54시간 동안이나 유지했다.

구조된 친 씨는 “수없이 절망했다. 우물 안은 칠흑같이 어둡고 모기가 들끓었고, 물뱀까지 있었다. 온몸이 모기에 물리고 물뱀에게 팔을 물리기도 했지만 다행히 독사는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정말 포기하고 싶었지만 부모님과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간 딸을 생각했다. 내가 여기서 잘못되면 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검사 결과 갈비뼈 2개 골절과 경미한 기흉 증세가 확인됐다. 또 오랜 시간 우물 벽을 붙잡고 있던 손에는 심한 상처가 생겼다. 현재는 치료를 받고 안정적으로 회복 중이다.

친 씨의 사연은 중국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다. 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생사의 기로에서 인간의 의지는 정말 대단하다”, “정말 강인한 사람이다”,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힌다. 살아돌아온 게 기적”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감탄했다.
#중국#우물#벽#생존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