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홍콩 카드 결제액 50% 이상 증가, 성장축 부상
日외래환자 44만 명 역대 최대…피부·미용 시술 결제 135% ↑
1일 오후 외국인관광객들이 서울 중구 명동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2025.7.1/뉴스1
외래 관광객들의 소비 흐름이 ‘K-뷰티’와 일상형 쇼핑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일본·중국이 여전히 주요 소비국이지만, 대만·홍콩은 50%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고 일본은 의료·뷰티 시술 지출이 두드러졌다.
30일 비자 코리아는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 사이 국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발생한 해외 발급 개인 비자카드의 대면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방한 외래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를 발표했다.
전체 카드 결제 금액 국가별 비중(비자 코리아 제공) 가장 많이 소비한 국가는?…대만·홍콩은 50% 급성장
방한 외래 관광객의 전체 카드 결제 금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상위 7개 국가 및 지역은 미국,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순이었다.
미국, 일본, 중국 3개국은 전년 동기와 동일한 순위를 유지하며 전체 결제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여전히 한국 관광 시장의 핵심 국가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지역은 4위 대만과 6위 홍콩으로 총 결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 50%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실제 2024년 대만은 역대 방한 최고치인 147만 명을 기록한 바 있으며 홍콩도 57만 명으로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했다. 반면 태국은 14% 감소하며 순위가 한 단계 하락했다.
이는 2024년 4월부터 태국에 대해 전자여행허가제(K-ETA)가 재도입되며 일부 관광객의 입국이 거절된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방한 수요 위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방한 외래 관광객 결제 금액 증가율 상위 2위 업종(비자 코리아 제공) 병원과 소매점, 약국 업종에서 K-뷰티 수요 견인
상위 7개 국가의 총 결제 금액은 전년 대비 26% 증가했는데 이는 방한 외래관광객의 수 자체가 2023년 1103만 명에서 2024년 1637만 명으로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은 결제 금액은 병원이 포함된 헬스케어 업종에서 발생했는데 상위 7개국 기준 전체 금액의 15%를 차지했다.
결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으며 상세 가맹점 기준으로는 피부과 의원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용 시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광객 사이에서 ‘K-뷰티 시술 경험’이 하나의 관광 코스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뷰티 및 헬스 전문 드럭스토어를 포함한 할인점 업종의 결제 금액은 전년 대비 63% 증가하고 업종 순위도 두 계단 올라 5위(10%)를 차지했다.
약국 업종 또한 전년 대비 결제 금액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관광객 사이에서 ‘여드름 치료제’, ‘재생 크림’ 등 약국 전용 K-뷰티템이 입소문을 타면서 수요가 확대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편의점, 외식, 레저 등 일상적인 소비와 여가 활동 전반에서 결제가 고르게 증가했다.
日관광객, 의료관광 중심으로 헬스케어 결제 확대 주도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은 헬스케어(19%) 업종에서 가장 많은 돈을 썼으며 전년 동기(17%)보다도 그 비중이 늘어났다. 이는 상위 7개국 평균(16%)을 상회하는 수치로, 일본이 사실상 헬스케어 업종의 결제 확대를 견인한 주요 국가로 해석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 환자 수는 117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이 중에서도 일본인이 44만 명(38%)으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도 135% 증가한 수치로, 2030 일본 여성을 중심으로 피부 및 미용 시술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은 전반적으로 백화점, 소매점, 할인점, 의류잡화점 등 쇼핑 관련 업종의 소비 비중이 평균을 상회하는 공통된 특징을 보였다.
2명 중 1명은 서울에 숙박…중국은 제주, 대만은 부산 선호
숙박은 과반이 ‘서울’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 업종의 결제 건수를 기준으로 53%가 서울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인천이 10%에서 13%로 비중이 늘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일본(16%)과 미국(14%) 관광객이 많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항 접근성, 쇼핑 및 의료 목적의 단기 체류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대만 관광객의 비중이 15%로 가장 높았는데 이는 같은 기간 ‘부산~타이베이’ 노선을 운항하는 국내 항공사들의 재취항 및 증편에 따른 접근성 향상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제주는 중국 관광객의 비중이 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월별로 살펴보면 인바운드 관광 비수기인 겨울에는 강원도 지역에 특히 많은 관광객이 방문했다.
상위 7개국의 전체 결제 건수 중 컨택리스(비접촉)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전년(6%) 대비 약 2.4배 증가했는데, 국내 EMV(카드 결제 시 칩이 내장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국제 표준) 결제 단말기 보급의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가 및 지역 별로는 싱가포르, 홍콩, 대만 관광객의 컨택리스 결제율이 높았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현지 내 컨택리스 결제 비중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일상 속 결제 습관이 한국 여행에서도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컨택리스 결제 비중이 높은 업종은 할인점(32%), 소매점(18%), 의류잡화점(17%), 식료품점(16%) 순으로 나타났다.
컨택리스 결제 비율은 전체 결제 건수 상위 10개 도시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인천(24%), 부산(18%), 서울(16%)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제주(14%)와 경기(13%)가 뒤를 이었다.
패트릭 스토리 비자 코리아 사장은 “한국 문화를 체험하려는 외래 관광객의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이들의 결제 방식과 업종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 인바운드 관광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의 신뢰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국내 파트너들과 함께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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