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단전 7일’ 자포리자 원전 매우 위급…비상 발전기 위태”

  • 뉴시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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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테러리스트도 원전은 안건드렸다”
23일 유일 송전선 파괴…러-우 책임공방
IAEA “7일 지속, 핵 안전 지속 불가 분명”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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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포리자 원전 전력 공급 차단이 지나치게 장기화되고 있다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자포리자 원전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한 지 7일째”라며 “매우 위급한 초유의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디젤 발전기로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데 이것은 극히 비정상적 상황”이라며 “발전기는 이런 방식으로 이렇게 장기간 가동되도록 설계되지 않았으며, 발전기 중 한 대가 이미 고장났다는 정보도 확보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가 발전소로 연결되는 전력망을 수리하고 복구하는 것을 포격으로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하며 “어떤 테러리스트도 감히 원전에 이런 짓을 하지는 않았다. 이것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께 외부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30일 기준 7일째 비상용 발전기를 통해 필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파괴된 마지막 전력 공급망은 러시아 쪽 송전선으로 알려졌는데, 공격 경위는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2022년 3월 러시아가 점령한 뒤 가동이 중단됐으나 원자로는 저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상시 냉각을 위한 전력이 필요하다.

유럽 규제 당국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실시한 조사에서 자포리자 원전이 자체 발전기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을 최대 3일로 예상한 바 있어 단전 상황이 지나치게 길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30일 “핵 안전의 측면에서 이것은 분명히 지속 가능한 상태가 아니다”라며 “원전에서 사고가 날 경우 전쟁 당사국 어느 쪽에도 이로울 것이 없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환경 비정부기구(NGO) 그린피스 우크라이나 지부도 “비상 디젤 발전기는 극한 상황에서만 사용되는 최후의 방어선”이라며 빠른 전력 공급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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