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 많이 찾는 필리핀의 유명 휴양지 세부에 지난달 30일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했다. 1일 기준 최소 69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상당수 주민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렸고 생존자를 찾는 수색 작업도 지연되고 있어 인명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 또한 최소 1명이 부상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측은 추가 피해 여부 또한 계속 확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필리핀은 화산 활동과 지진이 빈번한 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해 강진이 빈번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59분경 세부섬 북부의 해안도시 보고에서 북동쪽으로 약 19㎞ 떨어진 해상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시간이 야간이었던 터라 상당수 주민들이 집 안에서 피해를 입었다.
보고, 인근 산레히미오 등에는 지진에 취약한 판잣집이 많아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메데인 마을에서는 잠을 자던 주민 등 최소 12명이 무너진 집에 깔려서 사망했다. 현지 구조대원 윌슨 라모스 씨는 AFP통신에 “무너진 건물 아래에 더 많은 사람들이 갇혀 있을 수 있다”면서 “여진 우려 등으로 구조 작업 또한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주민 수백 명은 여진에 따른 주택 붕괴를 피하기 위해 소방서 근처 풀밭 등 야외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 진도 6.0의 여진도 발생했다. 지진 직후 필리핀 당국은 최대 1m 높이의 쓰나미(지진해일) 경보를 발령했다가 이후 해제했다.
정전 및 단수도 문제다. 최근 세부 일대에 비가 많이 내리고 전력 인프라도 취약해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진으로 수도 인프라의 상당 부분이 파손돼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식수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에는 지난달 말에도 태풍 ‘부알로이’가 강타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 피해를 채 복구하기도 전에 강력한 지진까지 덮치면서 재건 작업에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