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에 위치한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 사상 처음으로 기온이 섭씨 0도까지 떨어졌다. 농작물에 서리가 내릴 만큼 이례적인 추위가 덮친 데다 연료 부족과 정전 문제까지 겹치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쿠바 기상청(Insmet)은 이날 오전 7시 수도 아바나 동쪽 마탄사스주(州) 인디오아투에이 지역 기온이 섭씨 0도로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쿠바에서 영상 이외의 기온이 측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상청은 “올해 겨울은 쿠바 기상 역사에 기록됐다”며 “이전 최저기온 기록은 1996년 2월18일 마야베케주에서 측정된 0.6도”라고 밝혔다.
마탄사스주 일대에서는 작물에 서리가 내렸다는 보고도 나왔다. 겨울에도 섭씨 17~18도 안팎의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는 쿠바에서 서리는 극히 이례적이다. 현지 매체들은 사실상 비상사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번 추위는 북미에서 카리브해로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며 형성된 한랭전선 영향으로 보인다. 기상당국은 5일 전후 또 다른 한랭전선이 섬 서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바나 기온은 주 중반 잠시 오른 뒤 6일 다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파가 더 부담으로 작용하는 배경에는 취약한 에너지 사정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쿠바의 핵심 우방인 베네수엘라발 원유 공급망을 막고, 멕시코에도 쿠바 지원용 석유 수출을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쿠바는 연료난에 따른 정전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례적 한파까지 겹치며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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