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땐 최대 1억원, 박사학위엔 주거비”… 파격 지원 항저우, 인구 3분의 1이 청년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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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新실리콘밸리’ 항저우]
취업 면접 위한 무료 숙소만 71개
도시 전체가 ‘청년 창업 인큐베이터’

“대학생 창업자에게 최대 50만 위안(약 1억 원) 지급, 첨단기술 분야 박사 학위 소지자는 주거비 지원….”

중국 저장성 항저우는 중국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창업 지원책으로 젊은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달 26일 항저우 즈허IP창업센터에서 만난 수술용 로봇팔 스타트업 ‘슈종 메디컬테크놀로지’의 쑨쓰난(孫思楠·40) 최고경영자(CEO)는 “항저우 당국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물론이고, 스타트업에 재직 중인 개개인에게도 주거비 등을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쑨 CEO는 과거 10년 넘게 외과 의사로 활동했고 상하이의 첨단 의료기기 연구소에서도 근무했다. 그는 항저우의 체계적인 창업 지원 체계 덕분에 창업 5개월 만에 투자금의 대부분을 확보했다며 “임대료까지 지원받아 집값은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다”고 자랑했다.

항저우 당국은 고급 인재를 가장 높은 A등급부터 F등급으로 6단계로 분류한다. 가장 낮은 E, F등급에 대한 지원조차 상당한 수준이어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창업할 수 있다.

의학박사 학위를 소지한 쑨 CEO는 E등급으로 매달 2500위안(약 50만 원)의 임차 보조금을 최대 5년까지 받는다. 이 금액이면 항저우에서 40∼60㎡ 면적의 아파트를 충분히 임차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항저우에서 집을 구매하면 40만 위안(약 8000만 원)의 주택 매입 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생활 보조금이 아닌 스타트업 창업 자금은 설립자의 학력 제한 또한 없다. 당국은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 창업자에게 5만 위안(약 1000만 원)에서 20만 위안(약 4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되면 최대 50만 위안(약 1억 원)을 받을 수 있다.

항저우 창업센터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기준 매일 평균 280개 이상의 회사가 항저우에서 생겨났고 총 1700만 위안이 투자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즈허IP창업센터는 ‘슈종 메디컬테크놀로지’처럼 센터에 입주해 있거나 온라인으로 관리를 받는 스타트업이 200곳이 넘는다. 항저우 일대의 창업지원센터만 103곳에 달한다.

또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 2년이 지나지 않은 청년들이 취업 면접이나 세미나 참석을 위해 항저우를 방문하면 숙박시설이 무료다. 항저우 전역에 ‘칭허 스테이션’ 숙소가 71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시 전체가 창업 인큐베이터’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런 청년 유치 정책 덕분에 약 1200만 명인 항저우 인구 중 3분의 1가량이 청년(14∼35세)이다.

다른 지방 도시 또한 항저우를 본받아 비슷한 프로그램을 속속 내놓고 있다. 광둥성 선전 당국은 최근 구직자에 대한 무료 숙박 제공 기간을 15일까지 늘렸다. 최고 1000만 위안(약 20억 원)의 대형 인공지능(AI) 모델 훈련 바우처도 지급하기로 했다. 이 외 다른 도시들도 항저우의 ‘칭허 스테이션’ 프로그램을 본받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항저우#고급 인재#창업지원센터#청년 창업 인큐베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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