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없애고 녹지로”… ‘카투트리’ 캠페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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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시프트, 숲이 바뀌어야 사람도 산다]
시민단체, 주차장 줄여 녹지 쉼터로
올해 10곳 마련, 내년 20개 추가
市, 기후혁신기금 100만 유로 지원

‘카투트리(Car2Tree)’ 캠페인으로 주차장에서 시민들의 쉼터이자 녹지로 재탄생한 공간. 시민단체 ‘틸리아 e.V.’ 제공
‘카투트리(Car2Tree)’ 캠페인으로 주차장에서 시민들의 쉼터이자 녹지로 재탄생한 공간. 시민단체 ‘틸리아 e.V.’ 제공
“주차장을 없애고 나무를 심자.”

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슈투트가르트시에서 2년 전 한 비영리 단체가 시작한 ‘카투트리(Car2Tree)’ 캠페인의 구호다. 이 캠페인은 말 그대로 차량을 줄이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심자는 뜻이다. 주차장을 줄여 도심 한복판에 녹지를 늘리자는 취지로, 대기 오염이 심각한 슈투트가르트시의 환경을 개선하고 도시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단체는 주차장을 없앤 자리에 12㎡ 크기의 녹지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차량이 빽빽하게 주차된 공간을 줄이고, 그 자리에 수풀과 나무 벤치를 설치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 이 공간은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휴식처가 됐다. 개인적인 주차 공간이 공동체 교류의 장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 단체는 올해 ‘카투트리’ 공간 10곳을 마련했으며, 내년에는 20개를 추가로 신설할 계획이다.

이러한 도심 녹지화 프로젝트는 슈투트가르트시의 기후 혁신 정책 덕분에 더욱 힘을 얻고 있다. 2023년 11월부터 이 프로젝트는 시의 ‘기후 혁신 기금’ 지원을 받고 있다. 1300만 유로(약 211억 원)에 이르는 이 기금은 유럽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기금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기후 변화 대응 프로젝트는 지원이 결정되면 최대 100만 유로(약 16억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시와 시민단체가 협업한 카투트리 캠페인은 ‘녹색지붕’ 사업, ‘나무 입양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시민 참여형 녹지화 사업이다. 시가 이런 시민 참여형 녹지화 사업을 독려하는 이유는 그간 시 당국의 기후변화 극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빠른 기후변화로 인해 시의 열섬 현상 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기상청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시는 독일 내에서 가장 더운 도시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2016년 한 연구도 ‘일일 최고 기온이 섭씨 32도 이상인 일수’가 2031∼2060년에는 1971∼2000년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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