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일 국민 대다수는 중국보다 미국을 중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경제를 고려할 때, 미국과 중국 중 어느 나라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인의 77%, 일본인의 80%가 각각 미국을 꼽은 것. 중국을 중시한다는 응답자는 한국 14%, 일본 11%에 그쳤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일 간 무역의 핵심을 차지하는 첨단 ‘소부장’(소재·부품·기술 장비) 부문 협력에 관한 질문을 별도로 제시했다. 여기에서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70%였다. ‘현 수준 유지’는 19%, ‘약화해야 한다’는 5%에 그쳤다. ‘협력 강화’ 응답은 세대별로도 전 연령대에서 65%를 넘었고, 정치 성향별로도 보수층(78%)과 진보층(69%)에서 모두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한국 경제계에서도 일본과의 경제 협력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1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일 무역 규모가 772억 달러(약 106조 원)로 1965년 이후 352배가량 급증했다. 무협은 “과거 수직적 분업 관계였던 양국 무역이 상호 보완적이고 수평적인 관계로 발전하면서 향후 ‘소부장’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의 경제 상황을 비교할 때 양국 모두에서 ‘한국이 낫다’는 응답이 더 많이 나온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과 일본 중 어느 나라의 경제와 생활 상황이 더 나은 것 같나’란 질문에 양국 모두 ‘비슷한 것 같다’는 응답이 40%대로 가장 많았다. 한국인 중에서는 한국이라는 응답(29%)이 일본(26%)보다 소폭 높았던 반면 일본인 중에서는 한국(37%)을 고른 응답자가 일본(12%)의 3배를 넘었다. 10년 전 이뤄진 공동 여론조사에서 “한국이 일본과 경제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인은 22%, 일본인은 26%만 ‘그렇다’고 답해 비교적 낮은 평가가 나왔던 것과 비교된다.
한편 이번 공동 조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렸던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17일(현지 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진행됐다. 동아일보는 1010명을 대상으로 9∼10일, 아사히신문은 1124명을 대상으로 7∼8일 전화조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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