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기름에 비닐 봉지를 넣는 모습. X 갈무리
인도의 한 노점에서 비닐로 포장된 식용유 봉지를 그대로 끓는 기름에 넣어 사용하는 장면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영상은 SNS에서 빠르게 확산됐고, 현지 매체들도 잇따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건강 위험을 경고하며 당국에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 비닐째 끓는 기름에 넣어 튀김 조리
6일(현지시간) 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인도의 한 노점상이 식용유 봉지 5개를 비닐째 팔팔 끓는 기름에 던져 넣는 모습이 담겼다. 상인은 “기름이 뜨거우면 봉지가 바로 열린다”며, 열에 녹아 터진 봉지에서 기름이 흘러나오는 방식을 설명했다.
이 기름은 인도의 대중 간식인 튀김 조리에 사용됐다. 튀김 가격은 개당 10루피(약 160원)였으며, 영상에는 상인이 맨손으로 반죽을 묻힌 빵조각을 기름에 넣는 장면도 잡혔다. 영상 속 문구에는 “배고프게 와서, 말문이 막혀 돌아가라”는 글귀가 달려 있었다.
■ “플라스틱 맛 나는 기름” 비위생 논란
이 영상을 본 이용자들은 “이제 기름은 플라스틱 맛이 날 것”이라며 비위생적인 조리 방식에 비판을 쏟아냈다. 다음날 인도 현지 매체 NDTV가 이를 보도하자 전문가들의 우려도 이어졌다.
건강 코치 샤시 아이엔가는 X(옛 트위터)에 “기름에 붓는 ‘천재적’ 방법이라니, 자를 필요 없이 통째로 뜨거운 팬에 넣으면 된다. 그러나 녹은 플라스틱을 곁들인 엔진오일”이라고 비꼬았다.
또 의사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의사가 아니어도 이 행동이 극도로 해롭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끓는 기름 속 플라스틱이 다이옥신,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BPA) 등 독성 화학물질을 방출해 음식에 스며든다고 경고했다.
누리꾼들은 인도 식품안전기준청과 지방 당국에 즉각적인 단속을 요구했다.
■ 연구 “플라스틱, 심혈관 질환 위험 높여”
한편, 최근 중국 닝샤 의과대학 연구진은 ‘일회용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용기의 열 접촉 후 침출액이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배달 음식을 자주 섭취할 경우 울혈성 심부전 발병 위험이 최대 14% 높아질 수 있다. 울혈성 심부전은 심장의 혈액 펌프 기능이 저하되어 신체 각 조직에 충분한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연구진은 플라스틱이 고온에 노출될 때 나오는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등 내분비 교란 물질이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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