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고독사 증가에…日 “귀신 없는집” 부동산 인증 업체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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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노인 고독사나 자살 문제가 심화되면서 이른바 ‘귀신 없는 집’ 인증을 해주는 부동산 중개업체까지 등장했다. 사진=배포자료/SCMP
일본에서 노인 고독사나 자살 문제가 심화되면서 이른바 ‘귀신 없는 집’ 인증을 해주는 부동산 중개업체까지 등장했다. 사진=배포자료/SCMP

일본에서 고독사·자살 등이 발생한 부동산 매물이 늘어나면서, ‘귀신 없는 집’을 인증해주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사회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생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쿄 소재 부동산 컨설팅 업체 ‘카치모데(Kachimode)’는 자살·살인·고독사 등으로 거주자가 사망한 주택을 전문적으로 검사하고 ‘귀신 없음’을 증명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전자파·열감지기로 ‘귀신 없는 집’ 판정

일본에서는 이런 주택을 ‘지코붓켄(事故物件·사고물건)’이라 부른다. 매물을 내놓을 경우 소유주와 중개인은 과거의 사건 이력을 고지해야 하며, 대개 시세보다 10~20% 낮게 거래된다. 일부 주택 소유주는 퇴마사를 불러 의식을 치르기도 한다.

사진출처=카치모데 공식 홈페이지
사진출처=카치모데 공식 홈페이지

카치모데는 의뢰가 들어오면 현장에 전문팀을 파견한다. 팀은 비디오 카메라, 녹음기, 열화상 카메라, 전자파 측정기, 기압계, 온도계 등을 설치해 약 10~20일 동안 건물 내부의 전자파, 온도, 소음, 습도 변화 등을 기록한다.

이상 현상이 감지되지 않으면 ‘귀신 없는 주택’으로 판정해 공식 인증서를 발급한다.

사진출처=카치모데 공식 홈페이지
사진출처=카치모데 공식 홈페이지

● “부동산 가격 오르며 사고물건도 선택지로”

3년 전 업체를 설립한 코다마 카즈토시 대표는 로이터에 “예전에는 사고물건의 임차인을 찾는 게 매우 어려웠지만,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사람들은 이를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사 비용은 하루 8엔(약 75만 원)이며, 주택 크기나 여건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올해 10월 현재까지 196건을 의뢰받아 조사했다고 업체는 밝혔다.

코다마 대표는 “조사팀은 보통 의뢰 건물에서 며칠씩 머물며 과학적 방법을 사용해 이상 징후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 3명 중 1명…늘어나는 고독사 주택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경찰이 처리한 사체 건수는 총 10만2965건으로, 이 중 자택에서 사망한 1인 가구는 3만7227건(36.2%)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고령화와 가족 해체로 ‘고독사’가 사회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때 퇴마사가 가던 공간에 이제는 과학장비가 들어선다. ‘귀신 없는 집’은 단순한 부동산 서비스가 아니라, 죽음을 일상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일본 사회의 새로운 현실을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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