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 금연 구역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흡연이 목격되며 비판이 일고 있다. 금연 안내가 다국어로 이뤄지고 있음에도 현장 단속 권한이 없어 처벌이 어려운 현실이 드러났다. 사진=독자제공,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성산일출봉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금연 구역 한복판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다국어 안내 표지와 방송이 상시 운영되고 있지만, 단속 권한의 한계로 사실상 처벌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금연 구역 한복판에서 ‘당당히 한 모금’
목격자 A씨는 28일 오전 7시 19분경, 성산일출봉 4번 전망대에서 한 관광객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목격했다.
현장에는 ‘No Smoking’ 표기와 함께 한글·영어·중국어(간체·번체)로 된 금연 표지판도 설치돼 있었다. 그럼에도 관광객은 표지판 바로 옆에서 풍경을 바라보며 흡연했다. 주변에는 재떨이도 없고, 나무와 풀이 무성해 산불 위험도 컸다.
성산일출봉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의 흡연 적발 사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A씨는 “담배를 핀 사람이 자기들끼리 있을 때 중국어를 썼다. 진짜 상상이상이다”라며 “저긴 귤 같은 음식이나 과자도 못 가지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흡연자를 직접 제지하지 않고 내려와 사진을 관리사무소에 보여줬다”며 “과태료 처분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 “처벌 사실상 불가능”…행정 사각지대
현장에 있던 금연 표지판.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써있다. 사진=독자제공,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성산일출봉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관리사무소는 직접 과태료를 부과할 권한이 없고, 보건소나 경찰을 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현장에서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금연 방송을 상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확한 다국어 금연 안내가 있음에도 즉각적인 단속·처벌 시스템이 부재해 금연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졌다.
● “글로벌 관광지에 걸맞은 관리 필요”…비판 잇따라
이번 사건이 SNS에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누리꾼들은 “금연이라고 글로벌하게 써 있는데도 왜 저러냐”, “불내려고 그러나”, “공중도덕도 모르는 행동”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기본적인 공공 예절 교육이 필요하다”며 “유네스코 지정지답게 단속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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