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엘라 연계 러시아 유조선 나포…러 “유엔협약 위반”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8일 07시 31분


ⓒ뉴시스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북대서양에서 나포했다. 미군이 러시아 선박을 무력으로 나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 유럽사령부(EUCOM)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벨라1호를 미국 제재 위반으로 나포했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선박이 “미국 해안경비대 먼로함의 추적 이후 북대서양에서 미국 연방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나포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해안경비대의 승선 시도를 거부하며 도주하던 해당 유조선을 지난달 21일부터 2주 넘게 추적해왔다.

벨라1호는 이란에서 출발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싣기 위해 베네수엘라로 들어가려던 중 해안경비대의 단속에 걸렸다. 이후 선체 측면에 러시아 국기를 그려넣고 러시아 국적으로 등록하며 명칭을 ‘마리네라호’로 변경했다.

그러나 미국이 2주 이상 추적한 끝에 해당 유조선은 아이슬란드와 스코틀랜드 사이 해역에서 나포됐다. 이번에 나포된 벨라1호는 국제 제재를 위반해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원유를 불법 운송해온 선박 집단인 ‘그림자 선단’의 선박 중 하나다. 그림자 선단은 ‘유령 선단’, ‘암흑 선단’으로도 불린다.

이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정권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이 일대를 오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을 전면 차단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X에 “제재 및 불법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대한 봉쇄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전면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영국도 이번 나포 작전을 미국의 요청에 따라 지원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조처는 제재 회피 행위에 대한 전 세계적 단속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미국의 작전을 영국 공군 군용기 등을 동원해 지원했다고 전했다.

또 이러한 지원이 “국제법을 완전히 준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벨라 1호의 향후 행선지는 불분명하지만, 영국 영해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존 힐리 영국 국방부 장관은 “이 선박은 악명 높은 이력을 지닌 러시아-이란 제재 회피 축의 일부로 중동에서 우크라이나에 이르기까지 테러, 분쟁, 고통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나포 시도를 “러시아와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했으며, NYT도 “양국간 대립을 심화시킨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우방국으로 최근 미군의 군사 작전으로 축출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미국이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나포한 것을 두고 “어느 국가도 타국 관할권의 정식 등록된 선박에 무력을 행사할 권리가 없다”며 반발했다. 또 유엔 해양법 협약을 위반했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선박을 러시아 선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황이며 무국적 선박으로 간주했다.
#러시아 유조선#나포#미국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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