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연구장비 공동 활용을 지원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부실 운영으로 최대 3년간 총 145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연구 장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회가 공개한 기초지원연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기초지원연이 3000만 원 이상 고가의 공동활용 연구장비의 성능을 제대로 시험하지 않고 서면으로 검수하는 등 부실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규정상 고가의 공동활용 연구장비를 해외에서 구매한 경우 기술검수를 실시할 때 기술검수자가 연구장비가 규격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감사 결과 업체가 제공한 성능검증보고서로 기술검수를 갈음하거나 서면으로 확인하는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
기술 검수를 받은 기기는 6개월 안에 기기코드를 발급받아 공동활용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거나 장비교육 미완료 등을 이유로 최소 1년 3개월에서 최장 3년간 장비를 사용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수를 마치고도 활용되지 못한 장비들의 가격을 합치면 총 145억 원이다. 감사위원회는 “공동으로 활용 및 지원하기 위해 구축했다는 기본사업의 운영 목적과 취지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위원회는 부적정한 기술 검수를 한 A 연구원에게는 중징계 조치를, 허위 기술검수로 인해 서비스를 지연시킨 B 연구원에게는 징계 조치를 내렸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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