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운동했더니 얼굴 ‘팅팅’…알고보니 죽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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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4월 15일 0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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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한 다음 날 거울 속 자기 모습이 형편없다는 건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무리한 운동을 했다가 목숨을 잃을 뻔한 사례가 있다.

13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33세 남성 A 씨는 술자리를 가진 다음 날 얼굴이 붓고 눈두덩이가 부은 채로 깨어났다. 그는 단순히 전날 술을 많이 마신 대가라고 여겼다.

하지만 문제의 근원은 술이 아니었다. 부기가 가라앉지 않자 그는 병원을 찾았지만 의료진은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다만 소변 검사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단백질 수치가 나타났다.

의료진은 그가 얼굴이 붓는 이유가 신장 관련 문제일 수 있다고 판단해 약을 처방하고 귀가시켰다.

그후로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얼굴에 국한됐던 부종은 점차 온몸으로 퍼졌다. 가슴이 답답해졌고, 복부까지 부풀어 올랐다. 그럼에도 병원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A 씨는 여러 병원을 전전한 끝에, 칭다오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처음 증상이 나타난 지 약 3개월 만이다.

마침내 그곳에서 진짜 원인이 밝혀졌다. ‘발살바동 동맥류 파열(RSOVA)’이었다. 드물지만 치명적인 심장 질환이 그를 위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의료사례고보저널(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에 따르면 이 남성의 동맥류 파열은 술을 마신 후 무리한 운동을 한 것이 트리거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전에는 멀쩡했던 그의 얼굴이 붓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매체는 “숙취 상태로 헬스장에 가기 전에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심장이 보내는 경고
서울 아산병원 질확백과에 따르면, 발살바동 동맥류 파열은 대동맥 판막의 섬유성 판륜 직상부에 있는 발살바동 벽의 탄력 조직에 결함이 생겨 발생한다. 전체 선천성 심질환 중 약 3.5%의 빈도로 보고되는 드문 심질환이다.

동맥벽이 약해지면 동맥의 압력으로 인해 동맥벽이 팽창하는데, 이 팽창된 부위를 동맥류라고 한다.

동맥류의 발생 원인은 대부분 선천성이다. 그러나 서양인의 경우 후천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파열되지 않은 발살바동 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뉴욕포스트는 “대부분 사람들이 동맥류가 파열되기 전까지는 존재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며 “파열은 격렬한 운동이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의 활동으로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열 시 증상은 다양하다.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부터 실신, 피로감, 전신 부종에 이르기까지 형태도 제각각이다. 수술하지 않으면 대개 1년 이내에 사망한다.

반면 조기에 진단하고 수술로 교정할 경우 장기적인 생존율은 매우 높다.

A 씨를 진단한 의사들은 초기에 진료를 맡았던 병원들이 몇 가지 중요한 신호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 중 하나는 심장 박동에서 들리는 소리였는데, 이는 동맥류 파열의 징후일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오진은 적절한 개입을 지연시켰고,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켜 심각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보고서에 기록됐다.

A 씨가 칭다오의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급성 심부전 상태였다. 의료진은 정밀 검사를 통해 심장의 네 개 방 중 하나에 영향을 미치는 동맥류를 발견했고, 즉시 응급 수술에 들어갔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18개월이 지난 현재는 합병증 없이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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