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위고비 등의 개발자인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수석 과학고문인 로테 비에르 크누센 박사. 그녀는 최근 그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의 노벨상인 래스커-드베이키 임상의학 연구상을 받아 일각에선 곧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노보노디스크 제공
‘불가능한 꿈을 현실로 만든 도전자.’
뉴욕타임스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수석 과학고문인 로테 비에르 크누센 박사를 이렇게 평가했다.
크누센 박사는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로 널리 알려진 삭센다, 위고비 등을 개발했다. 삭센다와 위고비의 성분(세마글루티드)은 원래 당뇨병 치료제에 사용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이다. 그는 이 물질을 비만 치료에 응용하면서 덴마크 국내총생산(GDP)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지난해 의학 및 공중보건 연구 분야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미국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래스커-드베이키 임상의학연구상도 받았다. 본보는 크누센 박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GLP-1이라는 물질은 아직 생소하다.
“GLP-1은 음식을 섭취한 뒤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뇌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이기도 하다. 인체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 중추신경에 작용해 혈당을 조절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식욕을 감소시킨다. 위장 운동도 떨어뜨려 포만감을 높이며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GLP-1의 생리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약리적 작용을 분석했다.”
―GLP-1을 비만 치료제로 개발한 계기는….
“연구팀이 진행한 GPL-1 연구 중 ‘실험 쥐가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학적 영감이 떠올랐다. 1996년 한 논문에서 GLP-1을 ‘신경전달물질’로 명명한 뒤 GLP-1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도대체 왜 아무도 당뇨병과 비만을 동시에 치료하겠다고 연구하지 않는지 궁금해졌다. 이런 궁금증이 GLP-1 수용체 작용제 단일 제제로 당뇨병과 비만이라는 두 가지 질병을 동시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구하는 계기가 됐다. 세마글루티드는 전신염증, 고혈압, 지질 대사 및 기타 질병 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확인했다.”
―이렇게 개발된 위고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됐다. 하지만 위장장애, 요요현상 등 부작용도 나타난다.
“비만은 심각한 만성 질환이다. 여러 국가에서 이 약은 식이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는 보조요법으로 허가를 받았다. 음식 섭취가 줄고 덜 배고파지며 식품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약리적 특성을 고려해 약물을 투여하는 기간 동안만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모든 만성 질환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투약을 중단하면 약물의 효과가 사라진다.”
―GLP-1으로 만든 약이 어떠한 치료의 임상에 사용되고 있나.
“GLP-1 수용체 작용제는 30년 동안 다양하게 연구해 여러 임상적 이점을 증명해왔다. 이미 효과가 입증된 당뇨병, 비만, 심혈관계 질환, 신장질환에서 임상적 유용성과 함께 최근 간질환과 알츠하이머 같은 새로운 영역에도 임상적 활용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알츠하이머의 경우 약 4000명의 환자가 참여하는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 임상은 약의 여러 작용 중 특히 뇌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 기전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에 초점을 맞춘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기전을 보여주는 시도다.”
―비만 치료제가 주사제에서 먹는 약으로도 개발된다.
“전통적으로 저분자 약물은 경구용으로 만들고 단백질, 펩타이드 등 고분자 약물은 주사로 투여했다. 하지만 노보노디스크는 펩타이드 기반 약물을 경구 투여용으로 개발해 출시했고 2019년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티드 리벨서스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시판됐다. 한국에는 2022년 허가됐다. 비만치료 목적의 경구용 세마글루티드 25mg을 개발해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간헐적 단식을 하며 건강관리를 한다. 건강철학을 소개해달라.
“가끔 군것질이나 술을 즐기기도 하지만 매일 1시간 정도 잊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려고 노력한다. 주로 달리기를 했지만 최근에는 수영과 근력 운동 등 다양한 운동을 시도하고 있다. 남편이 운동을 가르쳐 매일 도움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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