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콘 CMO 테리 김 박사가 말하는 백내장 수술 트렌드
기대수명 늘며 고령층 활동성 높아져… 일상 유지 위해 인공수정체 선택 중요
전체적인 시야 확보에 난시 교정까지
오랜 기간 업계 최고 수준 R&D 투자… 환자 니즈 세분화, 품질 안정성 확보
테리 김 알콘 최고의료책임자(CMO)가 백내장 수술 트렌드의 변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알콘 제공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력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삶의 질과 직업 지속성까지 좌우하는 핵심 건강 요소로 떠올랐다. 안과 수술, 특히 백내장 수술의 패러다임 역시 바뀌고 있다. 기대수명 증가와 고령층의 활동성 확대가 수술 후 삶의 질에 대한 기대를 키운 것이다. 아이케어 전문기업 알콘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첨단 인공수정체(ATIOL)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콘의 최고의료책임자(CMO) 겸 글로벌 의료 안전 총괄인 테리 김 박사에게 백내장 수술 트렌드와 한국 시장의 특징에 관해 물었다.
―알콘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고, 맡고 있는 역할이 무엇인가.
“알콘에 합류하기 전까지 약 27년간 미국 듀크대 아이센터에서 전임 안과 전문의로 임상과 교육, 연구를 폭넓게 진행해 왔다. 더 많은 환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알콘의 혁신성과 글로벌 네트워크에 깊이 공감했다. 2023년 알콘에 합류하면서 연구개발(R&D), 제품의 안전성 검증, 비즈니스 개발 및 라이선싱, 글로벌 의료진과의 학술적 교류 및 협업 등을 이끌고 있다.”
―알콘은 어떤 회사인가.
“알콘은 75년 동안 아이케어 분야를 선도해 온 기업이다. 의약품 사업으로 출발해 의료기기로 영역을 확장하며 안과 전문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오랜 기간 업계 최고 수준으로 R&D에 투자하며 기술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인류의 밝은 시야를 위한 헌신(We help people See Brilliantly)’이라는 핵심 철학 아래 단순히 시력을 회복시키는 것을 넘어 환자 개개인의 ‘시각적 경험의 질’을 높이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시각적 경험의 질’이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이 ‘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실제로 시력 저하를 경험한 후에야 그 소중함을 실감한다. 눈은 상대적으로 작은 장기이지만 외안부, 각막, 망막 등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고 백내장, 녹내장 등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환자가 시력을 잃지 않도록 돕는 것을 넘어 더 나은 일상을 누리도록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백내장은 노화로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이 저하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과거에는 백내장 수술이 흐릿한 시야를 맑게 되돌리는 데 집중했다면 현재는 수술 후 전반적인 시각 기능의 회복까지 기대한다. 기술 진보에 따라 ‘삶의 질 개선’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백내장 수술의 트렌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가.
“과거에는 원거리 중심의 시력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근거리, 중간 거리 등을 포함한 전체적인 시야 범위를 확보한다. 난시까지 함께 교정하기를 바라기도 한다. 이는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와도 연결된다.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고령층의 활동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환자는 백내장 수술 후 시력이 회복되는 것을 넘어 독서, 스마트폰 사용, 여행, 운전 등 다양한 일상 활동을 제약 없이 영위하기를 바란다.
자동차 구매에 비유하자면 주행 기능에만 초점을 맞췄던 예전과 달리 좌석의 편안함, 운전의 효율성 등까지 고려해 차량을 고르는 것과 비슷하다. 더 나은 기술에 대한 기대가 생겼고 정교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혼탁해진 수정체를 대체하는 첨단 인공수정체의 필요성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첨단 인공수정체는 이전 인공수정체 대비 어떤 기능이 있나.
“인공수정체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원거리 중심의 기본 단초점 렌즈, 둘째는 근거리, 중간 거리까지 시야 확보가 가능한 진보된 인공수정체(ATIOL)다. 특히 최근 ATIOL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고 있다.
알콘은 단초점, 삼중 초점, 연속초점, 난시 교정용 인공수정체에 이르기까지 환자 니즈를 세분화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모든 제품을 동일한 광학 재질과 기술로 설계해 임상적 일관성과 품질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알콘의 대표적인 제품은 클라레온(Clareon®) 포트폴리오다. 단초점 렌즈 외에도 삼중초점 렌즈(Clareon® PanOptix®)와 연속초점 렌즈(Clareon® Vivity®) 옵션이 있다.
클라레온 팬옵틱스는 대표적인 삼중초점 인공수정체로, 근거리, 중간거리, 원거리 모두에서 선명한 시력을 제공한다. 회절형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 렌즈는 다양한 거리에서의 시력 확보에 탁월하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야간 운전 시 빛 번짐이나 눈부심과 같은 시야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클라레온 비비티는 연속초점 기술을 활용한 유일한 비회절형 인공수정체로, 단초점 렌즈 수준으로 빛 번짐과 눈부심 현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야간 운전이나 어두운 환경에서의 시력에 민감한 환자에게 적합하다. 또한 원거리와 중간거리 시력을 자연스럽게 연장시키는 특성이 있어, 디지털 기기를 자주 사용하는 환자에게도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선택지가 많아져 오히려 어려움을 느끼는 환자도 있을 것 같은데….
“백내장 수술은 대부분의 환자에게 평생 단 한 번 이뤄지는 수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수정체 선택은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의료진이 환자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와 상담을 제공해야 한다. 미국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 전 환자에게 직업, 선호 활동, 여가 생활 등 개인적 특성을 묻는 설문지를 작성하게 한 후 그에 맞는 인공수정체 옵션을 제시한다. 핵심은 어떤 인공수정체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지를 충분히 이해한 뒤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한국 시장은 어떤 특징을 보이고 있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고령층의 자립성 유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고 노화에 대한 인식과 대응 수준도 선진화됐다. 젊음을 유지하고 노화 후에도 활발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니즈가 강하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 시장에도 반영돼 백내장 수술과 인공수정체 선택도 ‘삶의 질’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은 디지털 수술 장비 도입이 빠르고 최신 기술 수용 수준도 높다. 세계적인 수준의 안과 전문의들이 활동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환자 자신도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인식이 강한 만큼 알콘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앞으로 알콘의 계획은….
“알콘은 앞으로도 의료진과의 긴밀한 협력과 환자 고객의 피드백 수렴을 통해 미래 의료 환경을 선도할 제품을 개발하고자 한다. 안전성과 임상적 효과를 동시에 갖춘 혁신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안과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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