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 손실땐 뇌에 정보전달 막혀…치매 위험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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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5월 8일 1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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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청력 손실이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치매 예방을 위해 청력 건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자국 내 6개 대학과 연구소 직원 1만5000명을 2008년부터 추적관찰 한 브라질 성인 건강 종단 연구 (ELSA-Brazil)의 일환으로 수행했다.

청력 손실은 대개 중년에 시작되며 치매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다.

주요 저자인 상파울루대 의대 클라우디아 수에모토 교수에 따르면 청력 손실에 따른 치매 발병은 크게 두 가지 기전을 통해 발생한다.

첫째, 청력은 뇌로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입력 경로라는 점이다.
“뇌는 이미 습득한 지식과 함께 입력 경로가 반응을 전달해야 작용한다. 그러나 입력 경로가 차단되면 중요한 영역이 더 이상 자극을 받지 못 해 인지 기능 저하가 가속화 할 수 있다.”

두 번째 기전은 행동이다. 청력 손실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친구나 친척 등 나이가 많은 사람 중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을 알고 있다. 그들과 대화하려면 더 큰 소리로 말하고 문장을 반복해야 한다. 결국 그들은 대화에서 배제된다. 어떤 의미에서 청각 장애인은 듣기가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 귀를 닫고 흥미를 잃고 멀어지게 된다. 따라서 치매의 다른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사회적 고립의 기전도 있다.”

메디컬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8년의 연구기간 동안 참가자들은 총 세 차례 청력 검사를 받았다. 아울러 청력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기억력, 언어 능력, 실행 기능 검사도 진행했다.

805명의 참가자 중 62명(7.7%)이 청력 손실을 보였다. 8년간의 추절 관찰 결과 이들은 연령에 비해 전반적인 인지 기능 저하가 더 빠르게 나타났다.

수에모토 교수는 “청력 손실은 서서히 나타나며 많은 사람이 이를 인지하지 못 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한다”며 “청력 손실을 알게 된다면 보청기를 사용하거나 문제의 원인을 치료해 교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청력 손실의 주요 원인은 직업과 관련이 있다. 소음이 많은 작업 환경이 대표적이다. 이어폰이너 헤드폰 사용 시 볼륨을 너무 높인 경우도 청력 손실의 주요 원인이다.

연구자들은 청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작업할 때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헤드폰이나 이어폰 사용 시 볼륨을 너무 높지 않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구진은 청력 손실과 함께 낮은 교육 수준, 고혈압, 뇌 손상, 당뇨병, 비만, 알코올 중독, 흡연, 우울증, 비활동적 생활 습관, 대기 오염, 사회적 고립을 치매의 위험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한편 지난 4월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 대학원 연구진이 미국의학협회 저널(JAMA)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청력 손실이 치매 발병 사례 3건 중 1건에 영향을 미쳤다.

8년간의 연구기간에 발생한 치매의 최대 32%가 청력 손실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연구진은 노인들의 청력 손실을 치료하면 치매 발병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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