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000~9000보 뚜벅뚜벅, 암 위험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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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5월 16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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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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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000보 이상 걸으면 13가지 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4월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게재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암 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가 8만 5000명 이상의 영국 성인을 대상으로 평균 6년간 추적조사 해 얻은 결과다.

중위 연령 63세의 참가자들은 일주일 동안 하루 활동량, 활동 강도, 걸음 수를 측정하는 손목 가속도계를 착용하고 생활했다. 그 결과 걷는 속도에 상관없이 더 많이 걸을수록 암 발병 위험이 감소하는 명확한 추세가 나타났다.

영국 러프버러 대학교(Loughborough University)의 스포츠·운동&건강과학 대학 교수인 마이리 모리스(Mhairi Morris) 박사가 이번 연구를 평가하는 글을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했다.

이에 따르면, 암 위험 감소는 5000걸음 정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보다 적은 걸음 수는 큰 보호 효과가 없었다. 하루 5000보 이하를 걷는 사람과 비교해 매일 7000보를 걷는 사람은 발암 위험이 11% 감소했다. 9000보를 걸으면 위험 감소 확률이 16%로 증가했다. 다만 9000걸음을 넘으면 추가 적인 이점은 없었다.

인구 통계학적 요인, 체질량 지수(BMI), 흡연과 같은 기타 생활 습관 요인을 조정한 결과에서도 이러한 연관성이 확인되었다. 이는 하루 평균 걸음 수와 암 발병 사이에 연관성이 높다는 뜻이다.

사진=동아 DB.
사진=동아 DB.

걸음 강도, 즉 걷는 속도의 영향도 분석했다.

연구진은 걷는 속도가 빠를수록 암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신체 활동량을 고려했을 때, 걷는 속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바꿔 말해, 얼마나 빠르게 걷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걷는지가 중요하다.

또한 앉아 있는 시간을 저강도 또는 중강도 활동으로 대체할 경우 암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저강도 활동을 중강도 활동으로 바꾸더라도 추가적인 이점이 없었다. 따라서 어떤 강도로든 더 많이 움직이는 게 가장 중요해 보인다.

연구진은 식도암, 간암, 폐암, 신장암, 위암, 자궁내막암, 골수성 백혈병, 골수종암, 대장암, 두경부암, 직장암, 방광암, 유방암 등 13가지 특정 암의 발병 위험을 조사했다.

6년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참가자의 약 3%가 이러한 암 중 하나를 진단 받았다. 가장 흔한 암은 남성의 경우 대장암, 직장암, 폐암이었고, 여성의 경우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폐암이었다.

신체 활동 수준이 높을수록 위암, 방광암, 간암, 자궁내막암, 폐암, 두경부암까지 6가지 암의 위험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격렬한 운동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과거 많은 연구에서 고강도 운동이 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격렬한 운동을 감당하거나, 일부러 시간을 내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 연구는 걷기와 같은 가볍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으로도 암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루 5000보는 점심식사 후 주변 걷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사용하기,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하기, 목적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하기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작은 변화만 줘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지금까지 과학이 밝혀낸 사실은 명확하다. 덜 앉아 있고, 더 많이 움직이면 더 나은 건강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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