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형 건전지를 삼킨 아기 아사. (사진=SNS)
미국에서 생후 16개월 된 아기가 리모컨 속 단추형 건전지(코인 배터리)를 삼킨 뒤, 식도 괴사가 진행돼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는 이후 28차례에 걸친 시술과 수술을 받은 끝에 가까스로 회복 중이다.
2023년 10월, 당시 16개월이던 아기가 리모컨 속 건전지를 삼켰다. 사고 직후, 아기는 침을 흘리고 기침하며 피곤한 듯 칭얼거렸다.
아이 엄마는 단순히 졸린 줄로만 생각하고 잠을 재우려 했지만, 잠시 후 아기는 검은색 토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놀란 엄마는 간호사 친구에게 연락했고, “혹시 단추형 건전지를 삼킨 것 아니냐”는 말에 즉시 응급실로 향했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아이의 식도에 건전지가 걸려 있었고, 이미 조직 괴사가 진행 중이었다.
단추형 건전지를 삼킨 아기 아사. (사진=SNS)
첫 병원은 수술 장비가 부족해 아이는 더 큰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곳에서도 9시간 동안 두 명의 의사가 제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세 번째 외과의가 가까스로 건전지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미 식도는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아기는 6일 동안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며 생사를 오갔다.
배터리로 인한 화학 손상으로 식도 지름은 정상보다 훨씬 좁은 3mm까지 줄었고, 음식을 삼킬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후 총 28회의 식도 확장 시술 및 재건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확장 수술을 받은 지난달 2일, 아이 엄마가 소셜미디어에 사연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단추형 건전지, 왜 위험한가?
단추형 건전지를 삼킨 아기 아사. (사진=SNS)
단추형 건전지는 시계, 리모컨, 장난감, 자동차 키 등 일상 속 전자기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작고 얇아 아이들이 삼키기 쉽지만, 그 위험성은 상상 이상이다.
건전지가 체내에 들어가면 체액(침, 점액 등)과 반응해 전류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강한 알칼리성 물질(가성소다 유사)이 생성된다.
해당 물질은 식도 점막을 빠르게 괴사시키며, 심한 경우 식도에 구멍이 나거나, 기관·대동맥·성대 등 주요 장기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
단추형 건전지를 삼켰을 때 나타나는 증상
▲ 침을 과도하게 흘림
▲ 기침·가래
▲ 평소와 다른 무기력
▲ 밝은 색 피토·검은 토
▲ 혈변·흑변
▲ 식사 거부 음식 삼키기 어려움
▲ 가슴·목·복부 통증 호소
▲ 피 섞인 콧물 (토한 피가 코로 역류한 경우)
단추형 건전지를 삼킨 아기 아사. (사진=SNS)
만약 건전지를 삼켰을 가능성이 있다면, 지체 없이 대학병원 응급실이나 소아내시경이 가능한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겉으로 증상이 없어 보여도 지켜보며 기다려서는 안 된다.
단추형 건전지는 삼킨 후 2시간 이내에도 식도에 심각한 괴사를 일으킬 수 있어, 빠른 응급 대응이 생명을 좌우한다.
또 이때 아이에게 음식이나 음료를 먹이면 안 된다. 억지로 토하게 하는 것도 금물이다. 건전지가 역류하면서 식도에 2차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갈 때는 삼킨 것으로 의심되는 건전지의 포장지나 관련 제품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좋다. 의료진이 건전지의 종류와 크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예방이 유일한 해결책
단추형 건전지를 삼킨 아기 아사. (사진=SNS)
아이가 단추형 건전지를 삼키는 사고는 대부분 집 안에서, 보호자의 눈을 잠깐 벗어난 순간에 일어난다. 때문에 사고 예방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새 건전지와 폐건전지 모두 잠금 가능한 보관함에 보관해야 한다. 또 건전지는 가위로만 개봉 가능한 아동 보호 포장 제품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장난감·리모컨 등은 배터리 커버가 나사로 단단히 고정된 제품을 구매하고, 느슨한 배터리 커버는 강력 테이프로 추가 고정해야 한다.
사용이 끝난 폐건전지는 양면에 테이프를 감싸 즉시 폐기하거나 재활용해야 한다.
아이 엄마는 “이 사연이 누군가에게 경고가 되고, 또 한 아이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모들이 꼭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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