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 적게 먹으면 우울증 위험 증가…남성-비만인 더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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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6월 4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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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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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량을 제한하는 저칼로리 식단이 영양 결핍과 같은 이유로 우울증 증상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칼로리 제한이 기분에 미치는 영향은 남성과 과체중·비만인 사람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학술지 BMJ 영양 예방&건강(Nutrition Prevention & Health)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여하고 우울증 증상과 관련된 설문지를 작성한 성인 2만 8525명을 대상으로 했다. 남성이 1만 4196명, 여성 1만4329명 이었다.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8%로 집계됐다. 체질량지수(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기준으로 과체중은 33%, 비만은 38%였다.

연구 대상자의 87%는 특정 식단을 따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칼로리 제한 식단을 따르는 이는 2206명으로 전체의 7.7%에 불과했다. 859명은 지방, 설탕, 소금, 섬유질 또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영양소 제한’ 식단을 하고 있었고, 631명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맞춤형 식단을 하고 있었다.

저칼로리 식단 실천 비율은 비만 또는 과체중 그룹에서 더욱 높았다. 칼로리 제한을 하는 사람들은 기분 저하, 무기력, 수면 장애와 같은 우울증 증상에 대한 설문지 점수가 특정 식단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들보다 높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칼로리 제한과 우울증에 대한 기존 연구와 상반되는 점이 있다.

이전 연구에서는 칼로리 제한 식단이 우울증 증세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된 결과의 이유는 뭘까.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은 의료 전문가들의 감독 하에 신중하게 설계한 균형 잡힌 식단을 따른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건강한’ 식단과 ‘건강하지 않은’ 식단에 초점을 맞춘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최소 가공 식품, 신선한 과일과 채소, 통곡물, 견과류, 씨앗류, 살코기, 생선이 풍부한 ‘건강한’ 식단은 우울증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초가공 식품, 정제 탄수화물, 포화 지방, 가공육, 단 음식이 주를 이루는 ‘건강하지 못한’ 식단은 우울증 증상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는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개인의 판단 하에 실천하는 칼로리 제한 식단과 정신건강 문제를 들여다 본 것이다. 기존 임상시험들의 균형잡힌 맞춤형 식단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따르는 식단과 다를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실제 칼로리 제한 식단과 비만은 종종 영양 결핍, 특히 단백질, 필수 비타민, 미네랄 결핍을 초래하고 생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인지-정서 증상을 포함한 우울증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울증 증상의 위험을 줄이려면 완벽하게 건강한 식단을 채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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