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청 “위고비·삭센다, 황반변성 위험 높여…부작용 표기 권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9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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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비만치료제’로 불리는 위고비가 안과질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보노디스크 제공
‘기적의 비만치료제’로 불리는 위고비가 안과질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보노디스크 제공

비만치료제가 드물게 안과질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표됐다. 이에 따라 유럽 의약품청(EMA)은 해당 제품들에 부작용 위험 가능성을 표기하라고 권고했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위고비, 삭센다 등 주요 비만치료제의 핵심 성분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이 당뇨병 환자에서 신생혈관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nAMD) 발생 위험을 두 배 가량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은 66세 이상 당뇨병 환자 13만9002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고 국제학술지 ‘자마 안과학회지’ 5일자에 발표했다. nAMD는 노화에 따른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2020년 기준 세계적으로 약 2억 명의 환자가 있다.

논문에 따르면 분석 대상 중 4만6334명은 GLP-1 계열의 약물을 6개월 이상 복용했으며 두 배에 해당하는 9만2668명은 GLP-1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GLP-1 사용자 그룹은 0.2%(92명)가, 대조 그룹에서는 0.1%(88명)가 nAMD로 진단을 받았다. GLP-1 사용자 그룹의 발병률이 약 두 배 더 높았는데 해당 그룹의 97.5%는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위고비, 오젬픽의 성분명이다.

연구진은 nAMD 부작용 빈도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GLP-1을 오래 복용한 사람들의 경우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GLP-1 약물 복용과 nAMD 발병 간의 인과관계를 보여줬다기 보다는 연관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진이 세마글루타이드가 ‘비동맥 전방 허혈성시신경병증(NAION)’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같은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NAION은 시신경의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시력을 잃게 되는 희귀 안과질환이다. 연구진은 1만68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와 NAION 발병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36개월간 NAION 누적 발생률은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6.7%, 비투여군에서 0.8%로 큰 차이를 보였다.

당시 이 연구로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한 위험성 우려가 커지자 EMA 산하 안전성관리위원회(PRAC)는 이를 검증하고 나섰다. 그 결과 이달 6일(현지 시간)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시 NAION이 ‘매우 드물게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한 환자 1만 명당 1명 정도의 비율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들의 제품 정보에 NAION이 ‘매우 드문’ 빈도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임을 표기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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