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다. ’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 1개로 주 1회, 1개월(4주)씩 투여하도록 개발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로, 의사가 처방한 뒤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쓰이는 전문의약품이다. 뉴시스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GLP-1 계열 약물이 급성·만성 췌장염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례가 잇따르자, 영국 보건당국이 대대적인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문제의 중심에는 위고비(Wegovy), 오젬픽(Ozempic), 마운자로(Mounjaro) 등 다이어트 목적의 약물들이 있다.
■ “2025년 들어 부작용 급증”…터제파타이드 계열 약물도 포함
26일(현지시각) 영국의 BBC는 “영국 의약품 및 의료 규체정(MHRA)와 영국 유전체학협회가 체중 감량 약물을 복용하고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사례들을 공식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위고비, 오젬픽(세마글루티드), 마운자로·젭바운드(터제파타이드) 등 GLP-1 유사체 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췌장염이 발생한 수백 건의 사례가 보고된 데 따른 것이다.
BBC는 특히 “2025년에만 전체 GLP-1 계열 부작용의 4분의 1 이상이 보고됐으며, 터제파타이드 관련 사례가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고 전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 췌장염→호흡 장애→사망도 가능…제약사 “흔하지 않은 부작용”
급성췌장염은 대사 장애, 약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췌장선 세포가 손상되고 췌장의 광범위한 간질성 부종, 출혈 등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해당 질환이 심할 때는 호흡 기능 장애가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GLP-1 안내문에는 “췌장암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100명 중 1명 이하)라고 명시됐다. 제약스 측 또한 이를 ‘흔하지 않은 부작용’으로만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BBC는 “보고된 수백 건의 사례가 약물 때문이라고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영국, 부작용 환자 유전자 분석 계획…맞춤형 위험 예측 나서
영국 보건당국은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한 환자 중 췌장염 증상을 경험한 이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다.
MHRA 최고 안전 책임자 앨리슨 케이브 박사는 “이번 조사는 부작용의 위험이 가장 큰 사람들을 더 잘 예측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제약사들 “경고는 이미 명시…GLP-1 약물, 이익이 위험 상회”
해당 약물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은 “GLP-1 계열 약물은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이며, 환자별로 부작용 반응은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젬픽과 위고비를 제조한 노보 노디스크 측은 “GLP-1 약물은 그 이익이 위험보다 크며, 추가 연구를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마운자로를 생산한 릴리(Lilly) 측도 “제품 설명서에는 췌장염 위험이 명시됐다”며 “기존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복용 전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