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혁신 속도-기준 높은 시장… 웰빙제품 경쟁력 ‘입증 기회’ 삼을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디에스엠퍼메니쉬 CEO 디미트리 드 브리즈 인터뷰
비타민 원료기업-향료 기업 합병해 탄생… 건강 효능에 맛-풍미 더한 제품개발 목표
맞춤형 영양 솔루션 중요성 꾸준히 커져… 복합 기능 제품으로 다양한 수요 충족할 것

다국적 기업인 디에스엠퍼메니쉬 최고경영자(CEO) 디미트리 드 브리즈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건강과 뷰티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나라가 됐다”며 “한국을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에서 검증된 제품은 다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다국적 기업인 디에스엠퍼메니쉬 최고경영자(CEO) 디미트리 드 브리즈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건강과 뷰티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나라가 됐다”며 “한국을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에서 검증된 제품은 다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비타민은 누구나 챙겨 먹는 필수영양소다. 소비자는 브랜드에 익숙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세계도 존재한다. 고려은단, 종근당건강, H.PIO, 대상웰라이프, 매일유업 등의 제품에는 전 세계에서 공급되는 비타민 및 영양 원료가 사용된다.

이러한 원료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세계 최대 다국적 기업이 바로 ‘디에스엠퍼메니쉬’다. 150년 이상 과학 기술과 지속가능성의 철학을 바탕으로 2023년 세계 최대 비타민 원료 기업 DSM과 글로벌 향료·풍미 기업 퍼메니쉬가 합병해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최근 디에스엠퍼메니쉬의 최고경영자(CEO) 디미트리 드 브리즈가 한국을 찾았다. CEO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에스엠퍼메니쉬의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건강 및 뷰티 산업 추세에 대해 들어봤다.

―디에스엠퍼메니쉬는 어떤 기업인가.

“디에스엠퍼메니쉬는 영양, 건강, 뷰티 분야에 꼭 필요한 원료를 공급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이다. 100년 이상 역사를 지닌 DSM과 퍼메니쉬가 2023년 합병해 출범했다. 합병 이후 과학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과 소비자에게 더 나은 솔루션(제품 및 서비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수영양소와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건강한 삶을 위한 과학적 접근과 책임 있는 원료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방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에 대한 인상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디에스엠퍼메니쉬 CEO로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직접 확인하고 소비자가 실제 무엇을 원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방한했다. 전략은 항상 현장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과학적 사실과 투명성을 중시하며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에 대한 수용성과 반응 속도가 뛰어나다. 매우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시장이다.”

―두 글로벌 기업 합병은 큰 주목을 받았다. 합병 배경과 시너지효과는.

“합병은 전략적으로 명확한 배경 아래 추진됐다. DSM은 건강을 증진하는 필수영양소와 고기능 원료 분야에서, 퍼메니쉬는 향료·향미 및 감각적 경험 설계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각기 다른 전문성을 지닌 두 기업이 결합하면서 건강과 감각적 만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제품 개발 역량이 생겼다. 과거 기능이 뛰어나도 향이나 풍미가 부족하면 소비자 수용도가 낮은 경우가 많았다. 이제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디에스엠퍼메니쉬는 과학 기술 기반에 소비자 경험을 결합한 ‘웰빙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건강과 맛의 균형을 갖춘 제품을 더욱 안정적으로 시장에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DSM은 석탄 산업에서 출발했다. 현재 생명과학 기업으로 탈바꿈했고 최근 퍼메니쉬와 합병했다. 혁신 역량은 어디에서 비롯됐나.

“DSM은 한때 네덜란드 국영 석탄 기업으로 광산을 운영하던 기업이다. 이후 시대 변화에 맞춰 점진적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며 현재 생명과학 기반 원료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시장과 사회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유연하게 대응한 전략에서 비롯됐다. 특히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두고 제품과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왔다. 최근 웰빙 트렌드는 단기 유행을 넘어 인류의 지속적인 관심사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K뷰티, K헬스 등이 부상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기업 합병 역시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 중 하나다.”

―한국 시장의 특징과 차별점은 무엇인가.

“한국은 영양, 건강, 뷰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디에스엠퍼메니쉬는 한국을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 약 80%는 한국 소비자 니즈에 맞춰 설계된 제품이다. 한국 소비자는 기대 수준이 높고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수용성이 높으며 반응 속도도 빠르다. 혁신에 민감하고 품질에 대한 기준도 까다롭다. 이처럼 역동적인 특성 덕분에 한국은 단순한 소비 시장을 넘어 글로벌 출시 전 제품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중요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 검증된 제품은 다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방한은 사업 확장 전략과 관련이 있나.

“디에스엠퍼메니쉬는 현재 포트폴리오 전략 전환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현재 동물 영양 및 건강 사업부 분리를 추진하고 있으며 완료되면 소비자 중심 솔루션 기업으로 본격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앞으로 소비자 트렌드와 니즈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한국은 이런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핵심적인 테스트베드이자 레퍼런스 마켓으로 꼽힌다. 이번 방한은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직접 확인하고 실행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로컬 팀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 본사는 이를 신뢰하며 글로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서 향후 5∼10년간 영양·건강·뷰티 산업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변화는 무엇인가.

“산업 전반의 변화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 기업의 생존과 성장은 변화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디에스엠퍼메니쉬 역시 세 가지 핵심 트렌드를 중심으로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첫째는 ‘예방 중심 헬스케어’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사후 치료보다 예방에 집중하는 흐름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의료비 부담 완화와 지속가능한 건강관리 생태계를 위해 고품질 영양소와 기능성 원료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둘째는 ‘건강 효능과 감각적 즐거움의 완벽한 조화’다. 소비자들은 건강에 이로운 동시에 맛있고 즐거운 경험을 주는 제품을 기대한다. 팬데믹 이후 웰빙과 감각적 경험에 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고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런 트렌드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셋째는 ‘개인 맞춤형 솔루션’이다. 소비자들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제품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건강 니즈에 맞춘 솔루션을 원한다. 이에 따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맞춤형 영양 설계와 개인 삶에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세 가지 트렌드는 향후 산업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요 축이 될 것이다. 단일한 기능이나 제품만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다. 복합적 수요에 균형 있게 대응하는 게 관건이다. 디에스엠퍼메니쉬는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과학적 기반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인공지능, 맞춤형 건강관리, 정보기술(IT) 기반 헬스케어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디에스엠퍼메니쉬의 전략은 무엇이고, 어떤 접점이 있나.

“디에스엠퍼메니쉬는 15년 전부터 개인 맞춤형 영양 분야에 주목해 왔다. 당시 약 5억 유로(약 8041억 원)를 투자해 관련 가능성을 탐색했다. 다만 당시에는 시장과 기술 인프라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본격적인 확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웨어러블 기기, 유전자 분석, 생활 패턴 기반 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진정한 ‘개인화된 영양’이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고도화하는 데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한국은 정보 투명성과 과학에 기반한 선택을 중시하는 매우 성숙한 시장이다. 넘치는 정보에도 신중하고 현명한 소비문화를 지켜가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혁신을 빠르게 수용하고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민첩하게 받아들이는 에너지는 한국 시장의 큰 강점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빨리빨리’ 문화에서 강한 실행력과 속도감을 느꼈다.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추진력으로 한국이 글로벌 산업을 선도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한국 소비자와 함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

#헬스동아#건강#의학#디에스엠퍼메니쉬 CEO 디미트리 드 브리즈 인터뷰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