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둘레와 키의 비율이 나이가 들었을 때 건강 상태와 독립적인 삶의 유지 가능성을 예측 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지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 1만1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허리-엉덩이’ 비율과 ‘허리-신장’ 비율이 높은 사람들은 기본적인 신체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학술지 노화(Aging)에 발표한 이탈리아 학자들의 연구는 복부 지방 분포가 향후 이동성과 근력의 강력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허리둘레가 비정상적으로 큰 사람들은 건강 전문가들이 노년기 독립적인 생활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는 단순한 과제, 즉 의자에서 다섯 번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 수행시간이 더 길었다. 이 같은 경향은 연령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일관되게 나타났다. 복부에 지방이 많이 쌓여 있을수록 향후 이동성 문제, 일상 활동의 어려움, 더 심각한 건강 합병증의 위험 신호일 수 있다. 허리둘레 ÷ 엉덩이둘레·허리둘레 ÷ 신장, 위험 기준
이탈리아 제멜리 대학병원(Gemelli University Hospital) 연구진은 평균 나이 57세인 1만 690명의 신체 정보를 분석하고 2018년부터 2024년까지 건강 상태를 추적했다. 참가자는 대형마트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모집했으며, 54%가 여성이었다.
연구진은 집에서도 누구나 쉽게 측정할 수 있는 두 가지 지표에 주목했다.
첫 번째는 허리-엉덩이 비율. 허리둘레(분자)를 엉덩이 둘레(분모)로 나눈 값이다. 두 번째는 허리-신장 비율. 역시 허리둘레를 키로 나눈 값이다. 계산할 때 단위를 통일해야 한다.(예: 허리 둘레 34인치, 키 1m70인 사람이라면 허리 둘레를 cm로 변환하고 키도 cm로 통일해 ‘86.36 ÷ 170’로 계산하면 0.508을 얻을 수 있다.)
위험 기준은 명확하게 파악됐다.
-허리-엉덩이 비율은 0.90을 초과하는 남성과 0.85를 초과하는 여성이 위험 군으로 간주됐다. -허리-키 비율의 경우에는 남녀 보두 0.5를 초과하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훨씬 더 높은 비율로 위험 군에 포함됐다. 남성의 61%가 허리-엉덩이 비율에 문제가 있었고, 건강한 허리-키 기준을 벗어난 이도 71%에 달했다.
여성은 39%가 비정상적인 허리-엉덩이 비율을 보였으며, 53%는 건강한 허리-키 기준을 초과했다.
의자 앉았다 일어서기 수행 시간이 보여주는 건강 경고
연구진은 신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매우 단순한 테스트를 했다.
참가자들은 팔짱을 낀 채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을 최대한 빠르게 다섯 차례 반복 수행했다. 여성은 평균 7.9초, 남성은 평균 7.6초가 걸렸다.
과제 수행 시간은 허리둘레 수치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허리둘레가 비정상적으로 큰 사람들은 나이, 흡연 여부, 식단, 평소 신체 활동 수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일관되게 신체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허리-엉덩이 비율이 비정상인 사람은 신체 기능 저하 위험이 28% 더 높았다.
-허리-신장 비율이 비정상인 사람은 이 위험이 32% 더 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뱃살이 신체 기능을 저해하는 이유
과도한 복부 지방, 특히 장기 주변의 내장 지방은 심각한 생물학적 문제를 유발한다. 내장 지방은 염증 유발 물질을 분비해 근육 기능과 심장 건강을 방해한다. 또한 내장 지방은 근육 조직 자체에 침투하여 근력과 유연성을 감소시킨다. 근육 안에 지방이 끼어 있는 ‘마블링 근육’ 형태가 되면 기능이 저하된다.
이 연구는 복부 지방과 근감소증(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근육량과 근력의 점진적인 감소) 사이의 중요한 연관성을 강조한다. 근감소증은 낙상, 골절, 장애 및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
허리-신장 비율, 강력한 건강 예측 도구
두 가지 지표 모두 유용했지만, 허리-신장 비율이 모든 연령대와 성별에서 더 강력한 예측력을 보였다. 이는 실용적인 면에서도 우수하다. 줄자로 허리둘레를 재서 키로 나누기만 하면 알 수 있다.
허리 둘레는 갈비뼈와 엉덩뼈 사이의 가장 가는 부위에서 재면 된다. 이를 키로 나눴을 때 0.5를 초과하면 건강 위험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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