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누적보다 ‘한 번의 과욕’이 달리기 부상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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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14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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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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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부상은 서서히 피로가 누적 돼 임계치를 넘으면 발생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전 세계 87개국 5205명의 러너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단 한 번의 운동 중에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지난 30일 동안 가장 길게 뛴 거리보다 한 번에 훈련거리를 크게 늘렸을 때 과사용 관련 부상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 증가 폭이 클수록 부상 위험도 커졌다.

러너들이 겪는 과사용 부상에 대한 기존의 믿음(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피로가 누적된 결과)을 뒤집은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Aarhus University) 연구 결과는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게재됐다.

공동 저자인 라스무스 외스터고르 닐센(Rasmus Østergaard Nielsen) 오르후스 대 공중보건·역학과 교수는 “우리는 그동안 부상이 서서시 누적된 결과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부상이 러너들이 한 번의 훈련에서 훈련량 실수를 저지를 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한 스마트 워치 브랜드를 사용하는 87개국 5205명의 러너를 대상으로 18개월간 코호트(동일집단) 연구를 수행했다. 평균 나이 45.8세, 여성 22%였다. 연구기간 중 총 58만8071회의 달리기 훈련이 이뤄졌다. 참가자 중 1820명(35%)이 달리기 관련 부상을 당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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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달리기 훈련서 운동량 갑자기 늘리면 부상 위험 급증

분석결과 한 번의 달리기 훈련에서 최근 30일 동안 달린 가장 긴 거리의 10%를 초과할 때부터 부상위험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린 거리의 증가폭이
-10% 초과~30% 이하일 때 부상 위험은 64% 높아졌다.
-30% 초과~100% 이하일 때 부상 위험은 52% 상승했다.
-100% 초과일 땐 부상 위험이 128% 증가했다.


1~10% 범위도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이 구간 내에서도 1%이상 러닝 거리 증가 시 부상 위험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훈련량 10% 증가 규칙’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닐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스포츠 기술 업계가 사용하는 알고리즘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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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훈련용 알고리즘(ACWR), 근거 거의 없어

문제의 알고리즘은 스마트 워치 등에 흔히 사용하는 ‘급성: 만성 작업부하 비율’(ACWR)로 2016년 도입됐다. 전 세계 수많은 스포츠 워치에서 부상 예방과 훈련 최적화를 위해 사용한다.

닐센 교수는 이 알고리즘이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 알고리즘은 원래 팀 스포츠용으로 설계되었으며, 고작 2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고 그는 말했다. 또한 데이터 조작 의혹까지 있어 러닝 부상 예방에 적용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CWR은 최근 1주일간의 훈련량을 지난 3주 평균 훈련량과 비교해 비율을 계산하고, 훈련량을 최대 20%까지만 늘리도록 권장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해당 알고리즘의 지침을 따를 경우 단일 달리기 훈련에서 부상을 입을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부상 예방을 위해 한 번에 거리를 10% 이상 늘리지 말 것을 권고했다.

닐센 교수와 동료들은 지난 8년 동안 러너에게 훨씬 효과적인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이를 상업적 이익 없이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닐센 교수는 해당 알고리즘을 스포츠 시계에 적용하면 실시간 부상 경고 시스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달리기 훈련 중 스포츠 시계가 교통 신호등처럼 작동해 초록불은 위험 낮음, 노란불은 위험 증가, 빨간불은 매우 위험과 같이 경고를 할 수 있다.

#헬스동아#달리기#러너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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