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發 의료대란 온다? “기온 4도 오르면 中서 年510만 명 입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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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구진 입원-기상자료 분석
의료비 부담 연 최대 7조 원 달해
1.5∼2도 상승해도 56만 명 입원… 65세 이상 고령-임산부 특히 취약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 의료체계 붕괴 현실화될 수도”

2100년이면 중국에서 매년 510만 명이 폭염으로 병원에 실려가고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은 연간 7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폭염을 나타낸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2100년이면 중국에서 매년 510만 명이 폭염으로 병원에 실려가고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은 연간 7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폭염을 나타낸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2100년엔 중국에서 매년 510만 명이 폭염으로 병원에 실려가고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은 연간 7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연구진이 중국 전역 301개 도시, 7000여 개 병원의 입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환자가 한꺼번에 대량으로 발생할 경우 예기치 못한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비록 중국에 한정된 분석 결과지만 폭염 현상이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가 의료체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지역 간 건강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우한대 중난병원, 중국과학원(CAS)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입원 자료와 기상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연구결과를 1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심혈관계, 호흡기, 비뇨기, 내분비, 정신질환 등 5대 기후민감 질환과 임신, 출산 관련 질환의 입원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2100년까지의 기후 시나리오에 따른 입원율과 의료비 변화를 예측했다.

이번 분석에선 미래 기후 변화에 따른 세 가지 시나리오 ‘SSP1-2.6’, ‘SSP2-4.5’, ‘SSP5-8.5’가 적용됐다. 각 시나리오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에 따라 구분된다. ‘SSP1-2.6’ 시나리오는 탄소 감축과 지속 가능한 개발이 이뤄져 2100년까지 기온 상승을 1.5∼2.0도 수준으로 억제하는 낙관적 시나리오다. ‘SSP2-4.5’ 시나리오는 2.5∼3.0도 상승, ‘SSP5-8.5’는 고탄소 배출이 지속돼 4.0도 이상 상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예측 결과 평균기온이 4.0도 이상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선 폭염으로 인한 입원이 연간 510만 건 이상 발생하고 의료비 부담은 약 51억 달러(약 7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감축이 이뤄지는 최상의 시나리오(SSP1-2.6)에선 연간 추가 입원은 약 56만 건, 의료비 부담은 5억5000만 달러(약 7642억 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고령화와 도시화로 인해 절대적인 의료 부담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서부 내륙 도시가 고온과 저온에 모두 취약한 ‘이중 위험 지대’로 분류됐다. 경제적 인프라가 약한 지역일수록 온도 변화에 취약하고 회복력이 낮다는 점에서 기후로 인한 건강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입원율과 경제 부담 측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특히 임신·출산 관련 질환의 경우 폭염 노출 시 입원율이 최대 1.27배 증가했다. 고위험 산모가 집중된 도심 지역은 향후 더 큰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도시별 병원 수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비중을 반영한 ‘입원부담경제지수(HBEI)’도 제시했다.

2100년 최악의 시나리오의 경우 중국 내 다수 도시에서 입원부담경제지수가 20을 넘어 기후로 인한 추가 입원 의료비가 해당 지역 1인당 GDP의 20%를 초과하는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한계치를 넘는 것으로 의료체계 붕괴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랴오수제 교수는 “기후변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구 건강과 도시 기능을 위협하는 공중보건 위기”라며 “폭염과 같은 극한 기후에 대비해 도시별로 맞춤형 적응 전략을 마련하고, 의료 자원 배분 체계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폭염#의료비 부담#입원율#중국#건강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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