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 후에도 통증 지속된다면… 비수술적 ‘추간공확장술’ 고려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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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수술 후 통증 해결법은
저리고 쑤시는 느낌 등 양상 다양
추간공 인대 절제 후 공간 넓히고 통증 완화 약물 주입해 염증 해소
최소 침습으로 흉터 거의 안 남아…부분 마취 진행, 기저질환자 가능

섬유성 유착으로 인해 꼬리뼈 접근법으로 진입한 카테터로 유착 박리가 쉽지 않은 모습. 서울 광혜병원 제공
섬유성 유착으로 인해 꼬리뼈 접근법으로 진입한 카테터로 유착 박리가 쉽지 않은 모습. 서울 광혜병원 제공
고령화와 함께 척추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치료를 위해 척추 수술을 받았음에도 다양한 요인에 의해 계속되는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데 이를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서울 광혜병원은 이러한 척추질환 통증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추간공확장술을 시행 중이다.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물론 추간공확장술의 치료 원리 및 효과에 대해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에게 자세히 알아본다.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란.

“척추 수술을 받은 뒤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새롭게 나타나는 증상을 통칭해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FBSS)이라 부른다. 이는 남아 있던 디스크가 다시 탈출하거나 수술 이후에도 진행된 협착으로 인해 신경다발이나 신경가지가 눌려 발생할 수 있다. 또 수술 부위에 생기는 섬유성 유착이나 수술성 유착이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 수술 과정에서 척추 후관절 등 주변 조직이 변형되면서 척추 분절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척추 주변 근육의 약화와 염증 발생이 더해지는 등 다양하고 복합된 원인이 영향을 준다.”

2단계에서 특수 키트로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를 절제해 공간을 확보하는 추간공확장술. 서울 광혜병원 제공
2단계에서 특수 키트로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를 절제해 공간을 확보하는 추간공확장술. 서울 광혜병원 제공
―주요 증상은….

“증상의 양상이나 부위 역시 매우 다양하다. 척추 중에서도 요추(허리뼈)만 해도 5개의 뼈마디가 있고 가운데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다발에서 양쪽으로 갈라지는 신경가지가 지나는 추간공은 양쪽으로 2개씩 있으므로 총 10개가 존재한다. 따라서 원인이 되는 병소가 요추의 어느 마디와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도 허리, 엉덩이, 허벅지와 종아리, 발끝까지 다양하다. 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 척추 유착성 질환, 척추 분절 불안정증과 같은 척추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모두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의 발생 요인 내지는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의 양상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둔감하거나 저린 증상에서 쑤시는 듯한 느낌의 통증이 주로 많은 편이다. 말단 부위까지 따끔거리거나 날카롭게 찌르거나 베인 듯한 통증 혹은 감각 이상 등의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

―수술한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나.

“수술한 마디뿐 아니라 그 위아래 인접 마디에서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술로 인해 완전히 단단하게 굳어진 수술 분절의 경우 척추에 가해지는 힘이나 하중이 전달·배분되는 방식에 변화가 생기고 완충 능력에도 현격한 차이가 있게 돼 연접부 퇴행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치료 방법은 어떻게 결정되나.

“환자가 처음 받았던 수술이나 이후에 진행된 재수술의 종류를 정확히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과거 병력과 현재 나타나는 증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통증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척추 마디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특히 수술받은 부위뿐 아니라 위아래의 인접 마디까지 함께 확인해야 정확한 병소와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의 부위와 양상은 물론 과거의 치료 이력까지 세밀히 분석해 주요 병소 부위와 원인을 특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밀한 검사 장비와 숙련된 전문 의료진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구체적인 치료 방법은….

“기존에 수술한 분절 외에도 위아래 인접한 마디의 퇴행 변화 정도가 심각해 척추전방전위증이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됐거나 남아 있는 디스크가 거의 없을 정도로 협착이 매우 심하다면 통상 인접한 분절까지 연장하는 재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협착이나 척추 불안정증의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척추 유착성 질환(섬유성, 수술성)이 현재 증상이나 통증의 주요 원인으로 판단될 때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우선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추간공확장술이 있다.”

―비수술적 방법인 추간공확장술의 치료 원리는….

“추간공확장술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에서는 꼬리뼈 접근법(in-out)으로 천추열공이라는 진입구로 경막외 카테터를 넣어 1차로 병변 부위에 통증 완화 약물을 전달하고 플라스틱 관의 물리적인 힘으로 유착 부위를 박리한다. 2단계는 추간공 접근법(out-in)으로 직접 특수 키트를 옆구리 방향에서 추간공으로 접근해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를 절제해 공간을 넓혀준다. 추간공에 확보된 공간 덕분에 신경가지, 혈관, 자율신경 등의 눌림이 해소되고 해당 공간으로 염증 유발 물질을 추간공 밖으로 배출한다. 즉 통증을 유발하는 기계적 및 생화학적 요인을 동시에 해결하는 치료 원리다.”

박 대표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인대 절제 이외에는 다른 뼈나 근육 등의 조직 파괴나 절제가 없는 최소 침습적 방식을 채택하기에 근손실이나 흉터가 거의 없다. 특히 부분 마취로 진행되므로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이나 고령으로 전신마취가 어려운 경우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원인과 요인으로 나타나는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의 경우 원인이 추간공에 있고 아직은 재수술을 요하는 단계가 아니라면 다양한 특장점을 지닌 비수술적 추간공확장술을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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