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2위 간암… ‘이중면역항암요법’으로 장기생존 문 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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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치료 어떻게 할까
환자 대부분 기저 질환 앓고 있어… 간 기능 유지하는 게 치료 핵심
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병용 치료… 유일하게 장기 생존 가능성 입증간암 치료 어떻게 할까

강원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 치료를 위해 항암제 사용 시 간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 전략으로 접근해야 된다고 강조 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강원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 치료를 위해 항암제 사용 시 간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 전략으로 접근해야 된다고 강조 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간암은 국내 주요 암 중 발생률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사망률은 높아서 치명적이다. 2022년 기준 간암 발생자는 1만4913명으로 전체 암 중 7위를 차지했으나 사망률은 2위로 예후가 좋지 못하다.

이는 간암이 조기 발견이 어려워 환자 상당수가 암이 전이된 뒤 진단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 간암 환자 10명 중 6명은 진단 후 5년 이내 사망한다. 강원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간세포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고 암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도 체중 감소, 피로감, 소화불량 등 일반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 진단율이 40∼5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간암 환자의 대부분은 B형 간염, C형 간염, 대사이상 간질환 등 기저 간 질환을 함께 앓고 있어 치료가 어렵다. 또 다양한 간 질환을 앓다 간암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 간암을 흔히 ‘간 질환의 종착역’이라 부르기도 한다.

재발률 높은 간암, 치료 핵심은 간 기능 유지

기저 간 질환은 암과 함께 간 기능을 저하시킨다. 문제는 간 기능이 떨어지면 항암 치료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강 교수는 “간암 환자는 주로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된 진행성 단계에서 진단되기에 완치를 위한 수술보다는 항암 치료 비중이 높다”며 “이때 간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게 치료 효과를 높여 장기 생존할 수 있게 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재발률이 높다는 점도 간암 치료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다. 초기에 발견해 치료해도 암 원인이 되는 기저 간 질환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초기 치료 이후에도 절반에 가까운 환자에게서 재발한다. 따라서 간암 치료에는 1차 치료뿐 아니라 2차 치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간 기능을 저하시키지 않는 항암 치료가 필요하다. 1차 치료에서 간 기능이 손상될 경우 이후 치료가 제한될 수 있다. 처음부터 간 기능을 유지하는 치료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간 기능 유지-장기 생존 가능 ‘이중면역항암요법’

강 교수는 “과거 간암 치료에서는 주로 표적치료제를 사용했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간 기능이 악화해 주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면역항암제를 통해 치료 성과가 개선되긴 했지만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하는 표적치료제는 심혈관 부작용, 단백뇨, 출혈 위험 등 이상 반응이 문제였다. 특히 간 기능 저하로 치료 지속이 어려운 환자들도 발생했다.

강 교수는 최근 주목받는 치료법으로 ‘이중면역항암요법’을 강조했다. 더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이라는 두 가지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이 치료법은 표적치료제 병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이상 반응 발생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강 교수는 “이중면역항암요법은 2024년 유럽종양학회에서 발표된 논문(HIMALAYA 임상 3상)에 따르면 현재까지 허가된 치료제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5년 장기 생존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5년 전체 생존율도 약 20%로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가 대부분 암이 상당히 발전한 진행성 간암 환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 중에서도 생존 기간 연장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며 “기저질환으로 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가 많은 만큼 후속 치료까지 고려했을 때 생존율을 개선할 수 있는 적절한 옵션”이라고 말했다.

정기검진-운동-식습관 관리로 간암 예방을

가장 중요한 것은 암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조기에 간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다. 강 교수는 간암 예방을 위해 정기검진과 간 기능 유지를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간경변 등 간암 위험 인자를 보유한 환자들은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 정기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며 “식단 조절과 꾸준한 운동을 권하며 특히 술은 종류와 섭취량에 관계없이 간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말이 있다. 간 기능을 유지하며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온 만큼 간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희망을 갖고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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