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만 잠은 따로…美부부 3쌍 중 1쌍, ‘수면 이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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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22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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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인 부부 거의 세 쌍 중 한 쌍(31%)이 ‘수면 이혼’((sleep divorce) 중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수면 의학회(The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ASM)가 미국 전역의 성인 2007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5일부터 13일까지 온라인으로 수행한 최신 설문조사 결과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플러스마이너스 2.0%p.)

35~44세 사이의 부부가 수면 이혼 확률이 가장 높았고(39%), 65세 이상은 그럴 확률이 가장 낮았다.(18%). 이밖에 18~24세 33%, 25~34세 34%, 45~54세 33%, 55~64세 25%로 집계됐다.

관련 기사: 한 침대 써야 잉꼬부부? 각자 푹 자는게 만족도 더 높아

수면 이혼이란 부부가 같은 침실의 다른 침대나 집안의 다른 공간에서 잠을 따로 자는 것을 가리킨다. 애정관계에 문제가 없지만 부부 중 한 사람의 수면 습관이나 수면 장애로 인해 배우자의 수면을 방해하거나 서로가 상대방의 잠을 방해할 때 수면 이혼을 선택한다.

예를 들면, 밤에 자주 깨는 습관, 서로 다른 생체리듬(한 명은 저녁 형, 다른 한 명은 아침 형 인간), 교대 근무 등으로 인해 시간대의 충돌, 수면무호흡증·심한 코골이·다리 경련·잠꼬대와 같은 수면 중 이상 행동 등이다. 어린 자녀를 둔 경우 둘 다 수면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따로 자는 선택을 할 수 있다. 한 쪽이 시원한 방을 선호하는 반면, 다른 쪽은 따뜻한 방을 선호하는 것처럼 수면 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상충도 경우도 있다.

AASM 대변인인 시마 코슬라(Seema Khosla) 박사는 “우리는 수면 질환을 가진 사람들과 그들의 배우자들이 수면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점점 더 강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진료 현장에서 목격하고 있다”며, “침실 온도나 조명, 소음 등 취향에 따라 따로 자는 방법을 택하는 부부들도 많다”고 말했다.

코슬라 박사는 또 ”수면을 방해받으면 배우자에 대한 불만과 감정의 골이 깊어 질 수 있고, 충분치 못한 수면은 공감 능력과 인내심, 이해심을 떨어뜨린다”며, “외형적인 이유로 불편한 수면을 감수하기보다는, 배우자와 진지하게 대화해 각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오히려 관계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부부가 같은 침대를 쓰면서도 서로의 숙면을 위해 행동을 조정하는 경우도 많다. 응답자의 37%는 배우자를 위해 원하는 시간이 아닌 때(예: 배우자가 먼저 잠든 후) 잠들고, 15%는 무음 알람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이런 배려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음 알람의 경우 남성 응답자의 20%가 사용한 반면, 여성은 10%였다.

코슬라 박사는 ”수면 이혼은 관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서로의 수면 공간을 존중하는 선택일 수 있다“며, ”만약 배우자의 코골이가 문제라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같은 심각한 수면 질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호흡에 장애를 일으킨다. 수면 중 무호흡 상태가 반복될 경우 뇌와 전신에 산소 공급이 불안정해진다. 증상이 장기간 지속될수록 혈액 내 산소 농도는 저하 돼 기면증,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우울감 등이 동반된다. 다양한 합병증이 생겨 40대부터 60대 환자의 돌연사 위험도 커진다

코슬라 박사는 “배우자가 자주 코를 골거나 숨이 막히는 듯한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도록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면이 건강한 관계의 핵심”이라며 “각자의 선호 온도, 일과 시간, 백색소음 유무, 반려동물의 동반 여부, 조명까지도 고려해 각자에게 맞는 수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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