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폰 ‘슬림화 경쟁’에 얇은 두께를 홍보하던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들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실측 결과 기재 사양보다 최대 0.6㎜까지도 두꺼운 것으로 확인됐다.
사단법인 한국소비자중심기업협회(KCEA)는 24일 삼성전자를 비롯해 △아너 △비보 △샤오미 △화웨이 등 국내외 주요 폴더블 폰의 두께를 ‘외측 마이크로미터’로 실제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KCEA 측은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을 토대로, 현재 기준 시중에서 유통·판매되는 가장 최신의 제품 5개를 측정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아너의 ‘매직V5’ 아이보리 화이트 모델의 두께는 기재사양인 8.8㎜보다 0.54㎜ 두꺼운 9.34㎜였다. 해당 제품은 아너 측이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 폰’이라고 홍보한 제품이었다.
자체 측정 수치와 실측 두께가 가장 크게 차이난 건 화웨이의 폴더블 폰이었다. 화웨이 측은 ‘메이트X6’의 두께가 9.85㎜라고 밝혔으나, 실측 결과는 10.47㎜로, 무려 0.62㎜나 차이가 났다.
비보와 샤오미의 폴더블 폰 역시 기재 사양 대비 실측 수치가 차이나는 건 마찬가지였다. 비보의 ‘X폴드5’ 제품은 공식 사양(9.2㎜) 대비 0.57㎜ 두꺼운 9.77㎜였으며, 샤오미 ‘믹스폴드4’의 실측 두께도 9.61㎜로 공식 사양 대비 0.14㎜ 두꺼웠다.
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7의 두께는 실측 결과 공식 발표한 두께인 8.9㎜보다 오히려 0.08㎜ 얇은 8.82㎜였다. 결국 글로벌 제조사의 폴더블 폰 중 실제로 ‘9㎜’ 두께의 벽을 넘은 건 갤럭시Z폴드7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께 8.8㎜라고 주장하는 중국 아너의 매직V5(왼쪽)과 갤럭시Z폴드7. 두께 8.9㎜의 갤럭시Z폴드7이 더 얇은 걸 확인할 수 있다. (아이스유니버스 X 갈무리)/뉴스1이처럼 제조사들의 공식 수치와 실제 측정 결과가 차이나는 이유는 중국 제조사들의 ‘꼼수’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아너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두께 측정은 아너 연구소의 자체 시스템을 사용했고, 디스플레이 보호필름과 카메라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폴더블 폰은 제조 단계부터 화면 보호를 위한 필름이 내장돼 있고, 소비자가 이를 임의로 제거할 수 없다. 실 사용을 고려하지 않은 홍보를 위한 수치인 셈이다. 이번 KCEA의 두께 측정은 카메라 돌출부와 테두리는 제외하되, 내외부 화면 보호필름은 포함했다.
KCEA 측은 “소비자정보는 실제 유통·판매되는 제품에 관한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의 형태를 갖추어야 한다”며 “슬림화 경쟁 가열로 0.1㎜ 단위의 차이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은 소비자의 사용상황에 맞추어 최종제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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