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첫 증상 발현서 진단까지 평균 3.5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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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28일 0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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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치매 이보다 더 길어 4.1년 …전측두엽 치매 또한 진단까지 오래 걸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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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증상이 처음 나타난 후 평균 3.5년이 지나서야 진단을 받으며, 더 젊은 나이에 걸리는 조기 치매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긴 4.1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행성 신경 질환인 치매는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직 없다. 증상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물만 있는데, 발병 초기에 쓸수록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에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연구자들이 주도 해 국제 노인 정신의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에 발표한 이번 논문은 유럽, 미국, 호주, 중국에서 이뤄진 13개의 기존 연구를 체계적으로 종합 분석한 것으로 57~93세에 치매 진단을 받은 총 3만 257명을 대상으로 했다.

UCL에 따르면, 연구진은 환자와 가족 간병인과의 면담, 진료 기록 등을 바탕으로 증상이 처음 나타난 시점부터 치매 진단을 받은 때까지의 평균 간격을 조사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의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 분석은 세계 최초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교신 저자인 UCL 정신의학과 바실리키 오르게타(Vasiliki Orgeta) 박사는 “치매의 시기적절한 진단은 여전히 전 세계적인 과제로, 여러 복잡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진단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구체적인 의료 전략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연구에 따르면, 고소득 국가에서 조차 전체 치매 사례의 50~65%만이 실제 진단을 받고 있으며, 그 밖의 많은 국가에서는 이 비율이 더 낮다”며 “시기적절한 진단은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일부 환자의 경우 증상이 악화하기 전까지 경증 치매 상태로 지내는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다룬 13개의 논문 중 10개를 메타 분석한 결과, 일반적으로 증상이 처음 인지된 시점부터 치매 진단까지 평균 3.5년이 걸렸으며, 조기 발병 치매인 경우 4.1년이 소요 되었다. 일부 집단은 이보다 더 긴 진단 지연을 겪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구진에 따르면, 더 젊은 나이에 치매에 걸릴수록, 그리고 전측두엽 치매인 경우 진단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었다. 전측두엽 치매는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 손상으로 인한 퇴행성 치매로,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초기에 기억력보다 언어·행동·계획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공동 저자인 UCL 정신의학과 푸옹 렁(Phuong Leung) 박사는 “치매 증상을 정상적인 노화 과정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고, 두려움, 낙인, 그리고 낮은 대중 인식으로 인해 사람들이 도움을 구하는 것을 단념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공동 저자인 스페인 하엔 대학교의 라파엘 델피노 카사도(Rafael Del-Pino-Casado) 교수는 “일관되지 않은 진료 의뢰 경로, 전문의에게 진료 받을 기회가 적다는 것, 그리고 기억력 클리닉의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점 등이 진단 지연을 더욱 심화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오르게타 박사는 “치매 진단을 더 빠르게 받게 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중 인식 개선 캠페인을 통해 초기 증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낙인을 줄여 조기 진료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료진 또한 보다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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