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전후에 폭삭 늙는다…대동맥서 합성된 노화촉진 물질, 온몸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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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7월 28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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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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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시간의 흐름에 비례해 점진적으로 늙는 것이 아니라, 50세를 전후 해 노화가 빨라진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25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셀(Cell)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인체 주요 장기의 단백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화는 매년 나이를 먹듯 계단식으로 진행되지 않고, 특정 시기에 폭풍이 몰아치듯 급격하게 이뤄진다.

중국과학원 연구진은 뇌 손상으로 사망한 14세에서 68세 사이의 중국계 혈통 76명의 신체 조직 샘플을 수집했다. 샘플은 심혈관계, 면역계, 소화계를 포함해 신체 기관 8곳을 대표하는 장기에서 채취했다.

연구진은 각 샘플에서 찾아낸 단백질의 목록을 정리·분석했다. 그 결과, 48가지 질병 관련 단백질 수치가 45세에서 55세 사이에 크게 변화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특히 혈관이 빠르게 늙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심장에서 온몸으로 피를 보내는 대동맥에서 단백질 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대동맥에서 합성하는 특정 단백질(GAS6)을 실험용 쥐에게 투여하자, 쥐의 노화가 더욱 빨라졌다. 연구진은 혈관이 노화를 촉진하는 물질을 온몸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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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호르몬을 만드는 부신에서는 30세부터 이미 노화의 징후가 포착되었다. 이는 호르몬과 신진대사 변화가 노화에 큰 영향을 준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앞서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진은 작년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게재한 연구에서 44세와 60세를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변곡점이라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스탠퍼드 의대 유전학자 마이클 스나이더 박사는 당시 “우리 몸은 자동차와 비슷하다”며 “어떤 부품은 더 빨리 마모되니까, 그 부품이 어디인지 알면 건강한 노화를 위해 조기 개입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스나이더 박사는 이번 중국 연구진의 논문에 대해 기존 데이터와 잘 들어맞는 결과라면서 “호르몬과 신진대사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는 개념과 일치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 바로 그곳이다”라고 학술지 네이처에 말했다.

중국과학원 류광희(Guang-HuiLiu) 연구원은 연구마다 노화가 급격히 이뤄지는 때가 다른 것에 대해 “대상자, 분석 방법, 연구에 사용한 조직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면 결국 공통된 노화경로가 드러날 것”이라고 네이처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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